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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비요일의 각성

by 박순영

집엘베 내려가면서 콜택하면 수초내로 잡히던게 오늘은 20분정도 걸려서 겨우겨우 잡아서 정신과를 다녀왔다. 올때 또계속 안잡혀서 갈때 택시 기사가 알려준 파주 콜을 했더니 잘 들리지도 않고, 목적지를 말하자 내귀에는 '거절입니다'로 들려서 끊고는 다시 카카땡을 돌리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배차돼서 오는 중이라고...그래서 겨우겨우 집에 오면서


'기사님 이런 일 첨. 왜 이렇게 콜택이 안돼요?'

'비오고 금요일은 안잡힌다고 보셔야 돼요'

'아...나는 우리 동네 가기 싫어서 안받는줄'

'대단하십니다. 땡땡에 다 사시고'

'거기 암것도 없어요. 위에 이마트 외엔'

'최악의 단지죠 죄송하지만'

'아, 내가 느낀게 사실이구나...저는 차가 없어요'

'거기는 200프로 차가 있어야 되는 동네고, 첨에 밤에 갔는데 무섭더라고요'



이렇게 두런두런 얘기를 하다보니

내 안에서 결심이 굳어지는 형상이었다. 옮겨야겠다는.


그저 콜택하나 믿고 움직였는데 그게 먹통이 되니까 대안이 없다.

그렇다고 운정이나 야당으로 가면 (갈수도 없지만) 조금 덜 갑갑할뿐, 완전 해소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정 서울처럼 살려면 일산밖에 없다고.

google

'땡땡단지는 교통, 병원인프라가 최악입니다'라는 기사의 요약멘트에

'그래도 단지는 이쁘고요, 제가 33평 사는데 체감 44평이예요'

'그럼 거기 만족해서 사셔야죠 뭐. '


해답이 없는 대화를 나누다 집앞에서 내려 '고맙습니다'꾸벅 절을 하다시피하고 들어왔다.

'그래도 살집을 구하는데 지나가다 힐끔 보고 계약하는게 어딨어요'라는 기사의 질책에 잠시 반성모드였지만 비록 짧은 거주기간이 될지라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빠르면 다음주, 아니면 이달말, 담달초에 일단 내놔보고, 더디 나간다 싶으면 전세로라도 돌리든가...

물론 그전에 천금같은 기회가 와서 집을 굳이 팔지 않아도 되면 걍 실거주를 채우는거고...


'아파도 금토, 특히 비가 올때는 참아야 하는 동네'라는 이곳의 겨울을 그래서 나는 매우 몹시 강박적으로 역설적으로 기다리고 있다...그 눈부신 설경, 상상 이상이 될것이다. 이럼 못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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