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3월 동화

by 박순영

지난밤 수박이 넘 당겨서 22000원짜리를 시켰는데 받아서 칼로 자르려니 칼이 안들어갔다.

여기저기 찔러봐도 안돼서 이러다 큰일날라 싶어 좀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시도해서 겨우겨우 잘랐다.

일단 잘라진 다음에도 속살이 단단해서 칼이 또 안들어갔다. 이게 오늘의 일진인가싶다.


이런걸보면 내가 꽤나 미신적이다. 어제는 그래도 달콤한 낮잠을 자고 보리건빵을 얻어왔는데

오늘은 만만치 않은거 같다. 그래도 해결되는 운세니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google

날이 풀린거 같아도 나가보면 쌀쌀하다. 3월이 이랬지 하면서 어린날의 초봄을 기떠올려본다. 바뀐 날씨에 뭘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몰라 어느날은 덥고 어느날은 추웠던. 몸이 그닥 건강하지 못해 꺼떡하면 콧물을 질질 흘리던 내 못난 어린날...


어릴적, 유명한 빈촌 서부이촌동 다가구 시절이 가끔은 그립다.

하나뿐인 변소에 누가 들어가 있어도 재촉 한번 안하던...

기다릴줄 알고 해질녘엔 나가서 친구들과 땅따먹기 놀이도 하고 계단을 올라가 교회마당에서 놀기도 하던.

그때도 해마다 3월은 왔고 흐르는 콧물을 손등으로 쓱 닦으며 친구들과 어울리던...


---------------

로맹에서는 원고, 후기 받고요

저렴하게 비출판용 전자책 제작도 해드려요.

제 프로필 참고해주셔요

-------------------

잘난 형의 여자를 사랑한 못난 동생의 슬픈 러브스토리...


종이/전자


스크린샷 2025-03-07 114129.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보리건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