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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가슴속 대못 한두개

by 박순영

자다보니 9시가 넘어서 후다닥 일어나 눈곱만 떼고 택시 잡아 내과에 갔다. 오늘은 정기 검진. 물론 어제 저녁엔 제로콜라 흡입...열심히 후회하면서 혈액 검사를 하였는데, 간호사가 한번에 성공을 못시켜 두뻔을 찔렀다.뺄때도 아파서, 마음 같아서는 뭐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누구나 초보 시절은 있기에 꾹 참고 '고생하셨어요'하고 나왔다...



그리고는 택시오는걸 잡아서 오피스텔 이름을 말했더니 '서울에 있는거죠"라고 해서 '아뇨..이 동넨데'...'이건 서울 찬데''엥?"하고는'죄송해요.''아뇨. 그냥 가죠 뭐'라고 하면서 오는 5분 동안 소중한 정보를 얻었다. 기사님은 당화혈이7.3까지 치솟아 병원에서 아무래도 췌장검사를 해보자고 했단다. 그래서 했더니 초기 암이었다고.. 대신 전이가안된 매우 드문 케이스라며 수술, 항암을 받고 지금은 5년의 추적검사중이라고 한다.

내리면서 '건강조심하세요'했더니 '네'하시는 말씀이 든든하게 여겨졌다.



내 생활 바운더리라고 해봐야 간간이 동네 친구 오는 거 외엔 없으니 그렇게라도 기사님들과 대화를 하는데 하다보면, 나만 로맨스스캠을 당한게 아니고, 나만 혈당이 높은게 아니고 나만 나만...이런 피해의식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어서 좋다. 다들 말을 하지 않고 살아서 그렇지, 대못 한두개는 다 지니고 산다.


내일은 결과보러 간 김에 정발산을 가볼까 한다. 눈이 내리면 올라갈때야 좋지만 내려오기가...그래도 눈오는 정발산을 정릉 북한산 보듯 한번쯤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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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는 팩션소설, 경장편이고요, 애딸린 사별남과 후배 여자의 미묘한 사랑과 최종 선택의 문제,

거리에서와 겨울안개는 단편집. 특히 겨울안개,엔 1년전 계엄의 충격에 쓰여진 작품도 포함돼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려요



종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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