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바보

by 박순영

아무리 노력해도 친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내게는 관공서가 그렇다. 특히 홈텍스는, 전작계산서 발급만 빼고는 들어갈때마다 헤매고 버벅댄다. 다음달 10일까지 사업장현황신고라는걸 하라고 톡이 와서 지난 1년간 소득을 보려 했더니 26일부터 열람이 된다고 해서, 일단은 미뤘다....물론 일일이 기간 설정해서 보고 더하기를 하면 되지만, 그래도 기계가 딱 정산해놓은게 정확하려니 한다. 즉, 나를 못믿는 것이다.

그리고 납본도 해야 하고..오늘은 괜히 마음이 바쁘다.


요즘 내 패턴이란게 믿거니 했던 사람들에게 뒷통수 맞는 운이다. 친함. 이건 뭘까?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신뢰,존중하고 이해하고 힘들때 도와주는게 아닌가 싶다. 꼭 돈이 아니어도 마음으로나마. 그런데 그들의 마음은 다른듯 하다.. 다 좋다. 갈 인연은 아무리 붙잡아도 가는것이니...

그런데 내게 물리적 심적 피해를 잔뜩 입히고 도망간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건 가만있으면 내가 바보가 되니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러려면 다소간의 용기도 필요하다... 이젠 누구에게 마음을 연다는 자체가 의미없고 두렵기까지 하다. 바보도 아닌데 결과적으로 바보가 되고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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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편견을 깨뜨린 무수한 사랑의 이야기가 있다. 풍족하고 단란한 삶을 이어가면서 문학교수를 꿈꾸던 기혼자 경수는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약육강식의 세계에 당황하고 의지처를 찾는다. 그의 눈에 풋풋하고 청순한 후배 난희가 들어오는데...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을 얹은 팩션이다. 어쩌면 모든 소설이 작가의 자전적, 내지는 팩션의 형태라고 할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수와 난희의 지난하지만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자, 현실의 무게에 놓쳐버린 그와 그녀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저자는 언젠가 이런저런 이유로 홀몸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저로 써본적이 있다. 이혼, 사별 등으로 재혼시장에 쏟아져나온 사람들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는데 그중 사별자의 내면에 자리한 전처, 전남편의 그림자는 새사람으로 결코 채워질수 없음을 알았다.다만, 묻고 침묵하고 가는 것뿐이라는 것을...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런 홀몸들의 심리와 고통, 선택의 고단함을 그린 것이며 나아가 그들에게 아픈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의 압력을 보여주는 일종의 사회적 함의 또한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사랑의 순간은 눈부시다. 상처입은 많은 영혼들에 작으나마 위안이 돼줄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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