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이건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예전에 잠시 방송일을 할때 많이 들은 얘기가 '성질은 지랄인데 글은 잘 쓴다'였다. 이런말을 스스로 하는게 뭐하지만, 신인때 이미 피디의 오더를 최대한 수용하고 근접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작가의 몫이라고 여긴건 다행이다. 그래서 그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면 저항하고 반격을 했다. 그럼 '성질 더러운 작가'로 찍혀 청탁도 줄어든다. 분명한 데미지다. 협업하는 이와 틀어진다는건. 특히 결정권 있는 이와의 트러블은. 그래도, 한가지는 남는다. '쟨, 정확하다'라는 느낌...그래서 시간좀 흐르면 다시들 연락을 하곤 했다.
선악의 문제가 아니고, a를 쓰기로 해놓고 b를 써보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주문자 입장에서 분명 많은 생각끝에 그려낸 그림일텐데 그걸 무시해버리고 전혀 다른 음식을 내 놓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이사람 왜 이러는거야'라는것이다. 그때 재능여부는 그닥 중요하지가 않다. 내가 구멍가게 하나 차려놓고 위계를 논하자는게 아니다. 그렇게 상대의 주문사항을 싸그리 무시하고 멋대로 써댈거면, 스스로 출판사나 제작사를 차리는게 맞거나 자비출판이나 자비 제작을 하는게 낫다는생각이 든다. 저자본이든 무명이든, 특정 제작사나 출판사를 끼고 뭔가를 세상에 드러낼땐 이미 프로다. 그에 걸맞는 프로의식과 상도덕, 그게 필요하다고 본다. 안그려면 서로 힘들고 지속적 작업이 불가해진다...
나는 여러번 언급했듯 작게라도 영상을 연계한 작업을 추구한다. 당연 영상 ip로서의 확장성을 띈 작품들을 선호한다. 하지만 책 고유의 매력이 강하면 주저않고 선택할 것이다. 순문학이든 계발서든...이 모든 부분을 샤프하게 수용하고 원만한 협업이 순조로울 경우에 한해 아마도 먼길을 같이 가게 될것이다. 인정욕구만 강하고 글이 따라오지 못한다든가, 두가지 다 있는데 협업에서 고압적으로 나오면 같이 가는게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드물긴 하지만 친분을 빌미로 '버릴 작품'을 던져주는 경우가 있다. 딱 보면 답이 나오는. 그보다 더 나쁜 사례는 토사구팽.
성과도 내지 못하면서 그래도 가끔 드는 생각을 두서없이 쓸수 있게 열어준 브런치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