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보통 새벽 3시에 잠이 들어서, 오전 스케줄이 있는 날은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오늘 9-10시 사이, 이 집 매수자가 가구 업자와 같이 공간 보러 온다고 한다. 나처럼 대강 놓고 사는 사람이 아닌가보다. 아무튼, 노모의 마지막 공간을 자식이 정성스레 채워주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나처럼 언니 하나 달랑있으면서 끊고 지내는것에 비하면. ..
우리 엄마의 말년, 치매로 힘든 시기였지만 그래도 체력만은 남달랐다. 90이 넘어서도 뒷산을 오르내리셨으니.
그래서 요양병원에서도 군기반장으로 불리셨다. 워낙 쩌렁쩌렁한 음색이어서 그럴만도 했다.가끔 택시타고 가며 나와 대화를 나누면 기사들이 힐끔힐끔 룸미러로 쳐다보며 '어르신 정정하시네요'라며 웃곤 했다.
그러던 분이, 병원에서 사지가 묶여 있는걸 본 나는 몹시 낙심했다. 어쩔수 없는것이 악성치매는 조현병증세까지 보인다고 하니.
치매의 원인은 아직은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빈둥거리던 내가 큰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젊을적 일한다고 바삐 돌아치다 뒤늦게 대학원, 그리고는 박사과정 가라는 말을 듣지 않고 그냥 책을 놔버린...그리고는'내주제에 무슨'이라며 자조와 비아냥거리던 것들이 엄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그게 치매로 이어졌을거라는게 내 생각이다. 치매는 가족이 힘든 병인건 맞다..하지만 치매 본인에게도 지옥같은 병이다.
나도 언제 머리가 흐려질지 , 장롱문을 여닫으며 살려달라고 외칠지 모른다...
쓰다보니 우울해진다..
이럴때가 아니고 심플하게 이사준비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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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
소개/
잊은 듯 지내다 퍼뜩 떠오른 얼굴, 목소리, 음악이 있다. 그것들은 대부분 젊은 날, 사랑과 기인한 것들이 많다. 아슬아슬 거리를 좁혀가던 시기의 긴장감, 이별을 각오하고도 그리워 찾아 떠나는 먼 여정, 잊은듯 살다가도 결코 잊지못해 자기를 내던지는, 이 모든 것이 사랑의 다양한 풍경이라 본다. 이 단편집엔 그런 시간속 응축되고 반추되는 사랑의 그림 7편을 넣었다. 헤어진 연인들의 재회 시도를 그린 [셔터], 무책임한 사랑의 행태 [후암동 가는 길] ,갑자기 공사판에 뛰어든 남자, 그러나 연락은 두절 되고 [가시], 계속 어긋나는 남녀의 이야기 [time in a bottle] ,박사학위까지 취득, 실업자로 지내는 남자와 그를 지켜보는 여자의 조마조마함 [언약] ,헤어진 남자를 끝내 잊지 못하는 여자의 선택 [물이 된 사랑] , 이렇게 총 7편의 이야기가 성장통을 앓는 청춘들에 작은 위안이 돼주길 바란다.-/time in a bot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