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원하거나 헤어졌던 관계가 복원되는건 생각만큼 쉬운게 아니다.. 초기의 서먹서먹함을 이겨내려 서로가 노력하고 끊어지던 당시의 원인을 숙고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야 가능하다.
그런데 대부분은 재회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을 놓고 다시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 오래 연락이 끊긴 친구가 얼마전 의례적이지만 안부메시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 시간도 흘렀고 그 당시의 앙금도 많이 사그라들어 나도 흔쾌히 답문을 보냈고 조만간 보자는 내용이 그 뒤를 이었다.
상대가 연락을 하겠다고 해서 나는 그 즈음 메시지며 전화를 기다렸지만 그 어떤 연락도 없었다. 그러자 나는 친구가 다시 낯설어지고 원래 얘가 이랬어,라는 피로감이 밀려들었다. 말이나 하지말지, 사람 괜히 기다리게...
앞으로도 내가 먼저 연락할 일은 없을듯 하다. 이렇듯 관계는 일방적으로, 혼자 노력한다고 형성되고 이어지고 복원되는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마음 같아서야 어떻게든 그 친구를 다시 만나 곧잘 곧던 안국동 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 있는 까페에 들어가 까페라떼를 같이 마시고 싶지만, 둘 사이에는 한번은 건너야 할 강이라는게 있는데 이런식으로 꼬리를 감출 바에는 애당초 연락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기다려 단 한줄의 메시지를 받고는 감격해하던 예전의 내가 더 이상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모든게 다 성숙해지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깊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 반대의 상황을 더 자주 접하는 것같다. 단단히 굳어진 에고들간의 충돌이랄까.
해서 가능하면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갖고 그것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려 한다. 그렇게 내 나름의 루틴에 몸을 맡기고 최대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러다 다시 연락이라도 오면 벨이 세번 울리기 전에 수신거절을 해주리라. 둘중 하나라도 깔끔하게 매듭을 지어야 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