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도 폰 문자판에 익숙지 않아서 장문의 문자를 보내야 할때는 컴으로 유료채널에 들어가 작업을 한다. 지난번 친구에게 장문을 보내고는 휴, 하고 한숨돌리는데 띵동, 하고 곧 답문이 왔다. "문자 잘못왔습니다.".
그룹별로 저장해두고 꺼내쓰는게 더 귀찮아 난 그때그때 번호를 입력하는 편인데 그때 번호가 꼬인것이다. 2101을 1201이런식으로..
나는 금방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문자를 보냈다. 요즘은 저장돼있는걸 클릭만 하면 되는 시대여서 웬만하면 이런 오류가 나지를 않는다.그래서 가끔 내쪽에서 이렇게 잘못 온 문자나 카톡을 받게 되면 슬며시 웃음이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 그 내용이 미운사람 뒷담화였다는 것인데...
예전에 대학원에서 이런 엉터리 소설을 써본적이 있다. pc 방에서 외국에 가있는 여친에게 메일을 보내놓고는 로그 아웃을 안해서 그다음 사용자가 메일내용을 보게 되고 어쩌구 저쩌구, 결국엔 남자와 그녀가 이어지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설징이었지만 그 당시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었다. 그땐 그런 일이 '일어날법한'시대였는데 이젠 아닌것 같다. 모든것이 너무나 정확해서 그 정확함에 마음을 다치는 것 같다.
만약 그런 장문의 뒷담화가 내게 날아왔더라면 나라면 부지런히 퍼날랐을것이다.. 농담이고,
그래선지, 이제는 좀 허술한 구석이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여지'가 있는 상대가 편하다는 얘기다. 모두가 너무나 완벽하고 단정하고 정확해서 그 칼같음에 난 늘 베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