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꼭 사랑의 결실이라고는 단정짓기 어려운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핏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의 사연많은 러브스토리는 유명하다. 둘은 처음에 약혼까지 했다가 핏제럴드가 무능하다는 이유로 파경을 맞았고 이후 핏제럴드는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면서 다시 청혼, 결혼에 이른 케이스다.
한번 파혼까지 당한 핏제럴드가 얼마나 젤다를 사랑했으면 그랬을까 싶지만, 그녀와 결혼할 당시 핏제럴드는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한다. 단, 젤다가 남의 아내가 되는것만은 참을수 없었기에 그랬다고 한다.
그렇게 둘 사이에선 딸도 태어났지만 핏제럴드는 이후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죽을때까지 그 상태는 계속됐다.
이처럼, 복잡한 연애를 종결짓는 의미의 갈무리식 결혼도 적지 않은것 같다. 아는 사람 하나는 연애시절 남자가 경제력이 없어 계속 생활비를 대주다 지쳐서 포기할 즈음 남자로부터 청혼을 받고 마지못해 결혼에 이르기도 했다.
그 속내까지야 내가 알수 없지만, 다 지쳐서 '결혼으로 종결지어버리는 '경우가 많은건 사실이다.
그 속에는 물론 어느정도의 책임감과 신의라는 그나름의 긍정적 요소도 작용하겠지만 그보다는 자포자기 심정이 더 크게 작용하는건 아닐까?
어떤 식으로든 일단 결혼이란 걸 하고나면 상황은 어느정도 종료되고 그때부터는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셈인데 그렇다면 그렇게 결혼에 이른 사람들이 결혼후에는 잘 사는 가 하는 건 또다른 문제인것 같다. 예로 연애시절 여자문제가 복잡한 남자는 결혼후 오히려 더 내놓고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많고 연애시절 폭력을 휘두른 경우역시 결혼후 더 심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는 왜 일생일대 가장 큰 결정인 결혼이란걸 이렇게 어리석게 결정하고 마는가, 라는 의구심에 빠지지만 딱히 대안이 없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자기를 힘들게 하는 그 남자(여자)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 아니면 '친숙한 대상'에 대한 선호도 작용할 것이다.
참고로 핏제럴드는 아내 젤다의 재능을 질투해 그녀의 글을 약간의 수정을 거쳐 자기 것으로 내기도 하고 그랬다고 한다. 핏제럴드의 문우인 헤밍웨이가 젤다를 무척 싫어했다는데 그녀가 과연 배운것없고 가진것없는 무지렁이였어도 그럴까 싶다.
20세기 미국 지성사를 대표하는 이 두사람마저 여성에 대한 폄하와 질투라는 스펙트럼에서 크게 빗겨나 있지는 않았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