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계약서 하나를 받았는데 pdf로 떡하니 보내와서 한참을 헤매다 결국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마무리했다. 즉, 스캔, 손글씨, 압축해서 보내기.
손글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내가 쓴걸 내가 못알아 볼 정도니 타인이 식별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어릴땐 또박또박 잘 썼는데 언젠가부턴가 엉망이 되드니 성인이 돼서는 손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다보니 더 악필이 돼버렸다. 참고로 고 최인호작가 역시 유명한 악필이라 신문사에는 그 사람 글만 해독하는 담당이 따로 있었다고 한다. 내가 최인호급이라는건 절대 아니다...
이제 와서 펜글씨 연습이라도 해야 하나 싶다. 그러다보니 글씨 잘 쓰는 사람은 마음까지 고울거라는 기이한 사고마저 형성되었다. 내 마음이 삐뚤빼뚤해서 이렇게 악필이라는 되도않는 논리마저 생겨났다.
얼마전 개정판 작업을 공동으로할 때도 원작자가 pdf로 보내와서 다시 보내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거야 지인사이니 가능했지만 계약서니 수정작업 이런건 공적인건데, 완전 남하고 하는건데 pdf를 다룰줄 몰라서는 안될듯싶어 지금 열심히 검색중이다. ㅎ사에서 관련제품을 출시한 거 같은데 구독을 하란다. 매달 돈을 내라는 얘긴가? 도무지 sf한 이 세상에 적응을 할수가 없다. 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얄궂은 자동응답만 나온다.
기계 이야기를 하다보니 gpt가 떠오른다. 언젠가 gpt가 작성한 기사를 봤는데 이러다가는 기자니 작가니 하는 직업이 다 없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완벽하게 하나의 테마로 세가지를 다르게 써냈고 그것도 오탈자 하나 없었다. 끔찍할 정도로 완벽했다.
점점 기계가 인간 위에 자리하는 세상이 오는구나 싶다. 이럴바에는 최소한 녀석들과 친해질 필요는 있을듯 싶다. 그말은 최소한 pdf정도는 다룰줄 알아야 밥을 벌어 먹겠다는 뜻이다. 자고나면 달라지는 세상에서 나만 느린 걸음으로 가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