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미니한 가난

by 박순영

어제 남친과 수원 중고차 프로젝트를 마치고

결국엔 녀석을 픽업해서 집에 왔다.



그런데 태생이 물건너온 녀석이라

메뉴얼이나 운전습관이 달라

남친이 메뉴얼을 익히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듯 하다.



네비 켜는 것조차 쉽지 않아

딜러에게 다시 전화를 하기까히 해야했다.



생일이라고 남친이 사준

저녁을 먹고나니 온몸에

피곤이 밀려들었다.



간신히 집에 들어선 우린

수원에서의 하루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그만하면 무난하고 괜찮았다는

자평을 하며 나름 흐뭇해했다.



사회 초년생들이 보통 쓰는 금액대의

경차만 겨우 면한 미니미니한 suv를

이 나이에 가져와놓고는 배시시 웃던

우리 가난한 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우리 둘을 묶는 끈이 돼줄것을 믿는다.



조만간 내가 인수할테니 깨끗이 타라는 내 엄포에

남친은 내내 '하는거봐서'라며 거드름을 피웠다.

그러면 절반은 동의한 셈이다.




부자였다면 누리지 못했을 그런 행복감이었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