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by 박순영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부분의 글을

미리 구상하지 않고 쓴다고 했다.


특히 장편을 쓸 때' 그렇다는데...



난 글에 영 젬병이라

웬만한 얼개는 정해놓고 쓰는 편이다.


그리고 분량이 좀 있을때는

그날치 시놉이나 구성정도는 짜고 들어가는 편인데



마음에 도둑이 들거나 하면

그냥 무작정 노트북을 켠다.

그리고는 생각 닿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그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삼천포로 빠지거나

한자리에서 계속 뭉그적 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가끔은 에상외의

괜찮은 설정이나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꽤 그럴듯한 심리를 끌어내기도 한다.

정말 어쩌다 가끔...



하지만 천재가 아니거나 글에 타고난 재능이 없는바에는

어느정도 밑그림을 그려놓고 시작하는게 좋은것 같다.



옆으로 새더라도

큰 틀안에서 새게 되고

일탈의 짜릿한 순간이

나중에 다 드러내야 하는 쓸모없는 부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런면에서 나는

그닥 모험을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다.



일탈...

가끔은 해볼 필요도 있지만

너무 자주 하다보면 방만해지기 쉽고

글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나는 하루키가 아니므로

우뭍밑으로 계속 내려가야 할 필요도 없고

그런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구차하게 끄적이고 있지만

내일부터는 최소한 그날치 프레임은 짜고

시작하겠다는 작은 다짐이려니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hold my h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