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OO, 지속가능성 같은 단어가
더 이상 누구에게나 생소하지 않은 요즘이다.
특히 환경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계"나 "지속가능한 자연보전"같은 말은
아젠다를 넘어 명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렇게 많이 쓰는 단어인 "지속가능성"이란 말은
어디서 나오고, 언제부터 쓰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Nachhaltig: 지속가능한(독일어)
많은 사람들이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에서 그 어원을 찾으나,
사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약 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속가능성 개념의 역사를 논의할 때 많은 연구자들은 성장의 한계가 발표되었던 1972년을 기점으로 삼으나, 독일어권 연구자들은 18세기 초 칼로비츠(Hans Carl von Carlowitz)의 산림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와 관련하여 그로버(Ulrich Grober)의 문화사적 시각에서의 연구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그로버에 의거할 때, 지속가능성 개념은 칼로비츠의 독자적 산물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칼로비츠는 그랜드 투어를 통해 유럽 여러 나라들의 산림학 및 산림정책을 섭렵한 바 있었으며, 그의 산림학 저서는 영국의 에벨린(John Evelyn)이 1664년에 썼던 (Sylva)과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 당시, 콜베르(Jean Baptiste Colbert)에 의해 주도된 산림정책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8세기 유럽의 산림 담당자들에게 나무는 당시 경제 문제 해결의 중요한 원천이었다. 독일도 그 예외가 아니었다. 경제자원이었던 나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이 산림학의 과제였던 것이다. 여기에서 보존, 신중한 경영전략, 비축, 보호, 산림경영이라는 단어들이 등장하며, 마침내 칼로비츠에게서 조심스럽게/관리될 수 있게/배려하면 서 등의 뜻을 지닌 pfleglich라는 단어에 이어 지속가능한(nachhaltig)이라는 단어가 주조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념의 형성 과정과 함께, 그 속에 함의된 내용을 살펴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18세기 산림학에서 지속가능성은 인문학적 사유와 사회과학, 자연과학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었다는 데에 대해서도 주목하고자 한다.(지속가능성(Nachhaltigkeit) 개념의 형성사 : 18세기 독일 산림학 이론과 실제에서의 의미내용을 중심으로(김화임, 2015))
위 논문을 통해 알 수 있듯,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애초에 "아낀다, 지킨다"라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에서 발전했다.
다만 "어떻게 더 오래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칼로비츠는 위 논문에서
지속가능한 산림문화 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3가지를 제시한다.
나무를 절약하는 기술 활용
나무 대신 다른 대용품 사용
나무 파종과 심기를 통한 계획적 조림
이미 300년도 더 전에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었다.
자원을 아끼고, 대체제를 개발하고, 계획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비단 산림관리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로마클럽(1972))
1970년 환경 문제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지식인들과 재계인사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로마클럽에서 1972년 발간한
[성장의 한계]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1962)]과 함께
환경, 기후위기 분야의 양대 바이블로 꼽힌다.
어느 연못에 하루에 2배씩 면적을 넓혀가는 수련이 있습니다. 만일 수련이 자라는 것을 그대로 놔두면, 30일 안에 수련이 연못을 꽉 채워 그 안에 서식하는 다른 생명체들을 모두 사라지게 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수련이 너무 적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수련이 연못을 반 쯤 채웠을 때, 그것을 치울 생각입니다. 29일째 되는 날, 수련이 연못의 절반을 덮었습니다. 연못을 모두 덮기까지는 며칠이 남았을까요?성장의 한계(로마클럽,1972)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데,
2024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질문이라는 점이
매우 아이러니 하다.
이러한 위기의식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면
50년도 더 된 저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_(브루틀란트 보고서(WCED, 1987))
또다시 15년이 지난 1987년, UN 세계 환경 및 개발위원회인
WCED에서 발간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브루틀란트 보고서)에서는 지금까지도 통용되는
[지속가능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대한 개념을 명확화 했다.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
위와 같은 정의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근간이 되었다.
지속가능한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는
결국 다시 칼로비츠의 명제로 돌아간다.
자원을 아끼고, 대체제를 개발하고, 계획적인 공급을 창출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수단은 답이 될 수 없다.
언제나 지금을 의심하고 도전하는 것.
즉, 혁신의 내재화가 우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시간에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대해 얘기해보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