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듯함과 치욕감, 양가감정

by 김정연

최근 아들이 가장 푹 빠져있는 주제는

수학, 우주, 국가이다.


주제만 들어서는 거의 AI핵심인재상이지만,

사실 별거없다.

수학은 넘버블록스로,

우주는 태양계 이야기로,

국가는 주니토니 비슷비슷국기와 수도노래정도?


그래도 카봇, 티니핑보다는

우주, 국기, 수도, 숫자에 관심이 많은게

훨씬 바람직하지 않나.. 싶어서

관련 미디어를 틀어줄 때도 죄책감이 덜하다.


그 중 '주니토니'의 '비슷비슷 국기' 와

'세계수도송' 이라는 콘텐츠는 너무많이 들어서

이제는 나도 다 외워버릴 지경이다.


알제리의 수도가 알제 라는 것도,

기니와 말리의 국기가 쌍둥이처럼 비슷하다는 것도

아들의 흥미를 통해 알게되었다.


아들이 얼마나 알고있는지 확인하고,

아빠의 지식도 자랑할겸(이것이 '격차'라는 것이다)

아들에게 수도 맞추기 대결을 신청한다.


처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같이

주요국가 위주로 하다가

내가 아들에게 '이집트' 같은 공격을 하면

'카이로'로 가뿐하게 받아치고

바로 '뉴질랜드(웰링턴)' 같은 마이너로 카운터를 날린다.


치열한 수도 대결이 3라운드 정도 지속되면,

이제 서로 '묵직한 한 방'을 준비한다.

나는 '도미니카공화국(산토도밍고)' 같은 걸로 공격하고,

아들도 '르완다(키갈리)' 같은 나라로 응수한다.


주니토니 '세계수도송3' 노래를 따라부르다가

많이 들어도 내가 꼭 못따라하는(못외운) 파트가 있는데,

아들이 그걸 어떻게 알고 그 파트에서만 문제를 낸다.


아들: "우간다의 수도는?"

나: "우간다......(막힘)"

아들: "캄팔라~~~~~!! 내가이겼다~!!!!"

(엄청 좋아하지도 않고 약간 당연한 결과라는 뉘앙스가 섞임)


이제 다섯살먹은 아들이

나와의 상식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을 때,

뿌듯함과 치욕감이 동시에 몰려와버리는 이 양가감정....


나는 이걸 뿌치감이라고 불러야겠다.

다음 상식 대결에선 절대 지지 않으리!!!

(아내 曰: 어쩜 둘이 이렇게 똑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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