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 안해!

by 김정연

부모님한테 하려면 입에 자물쇠를 채운 듯 나오지 않는

사랑한다는 말이

아들한테는 그렇게나 쉽게 나온다.


하긴, 무뚝뚝한 부모님은

꼭 말로 뱉어야 사랑이냐고 하시겠지만.


나는 부모님과는 달라서,

아들에게 하루에도 수십번도 넘게

"사랑해"라는 말을 퍼붓는다.

말과 함께 진한 포옹과 뽀뽀가 동반되니

아들 입장에서는 꽤나 부담스러울지도?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고,

또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걸 좋아해서

아들도 나에게 이따금씩 서비스 차원에서

"아빠~ 사랑해요~"라고 해준다.


이제 다섯살이 되어서

말장난(말대꾸)도 곧잘 하고

표현(짜증)도 많이 늘어서

더욱 생활이 재미있어 지고 있다.


자기 전에 같이 누워서

껴안고 뒹굴고 비행기태우고

이야기 해주면,

갑자기 나에게 이렇게 시동을 건다.

"아빠, 사~"

그러면 내가 "랑~"으로 받아주면,

아들은 "해~" 라고 연결하고,

함께 "요~!!"라고 외치며 사랑해요 마무리다.


근데 요즘은 자꾸 장난을 치고 싶은지

"랑~"에서 "해~"가 나와야하는데

갑자기 "안해~~~"라고 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야 뭐야~~~" 하면서

간질간질 공격을 들어가줘야하고,

또 킥킥킥대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

결국 "사랑해요"를 완성하기 까지

두번정도 이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는

뭐가 그렇게 재밌냐며,

애 잘 시간에 잠을 깨우냐며 나를 타박한다.


아빠와 아들의 "사랑 안해" 시간이

꽤나 부러운가보지?

오늘은 엄마한테도 "사랑 안해" 선물을 해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애칭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