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아들을 키우다보니,
아빠는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엄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아들에게 줄 수 있는 건
그저 사랑이지 않을까 싶어서
무서운 아빠보단 형같은 아빠가 되려 노력하고 있다.
아들과 각종 책과 동영상을 함께 보다보면,
다양한 '짝꿍'이 등장한다.
헨젤과 그레텔, 토끼와 거북이 같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두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 중 하나는 '주니토니'.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를 '주니'와 '토니'라는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앞에서 하원할 때, 나에게 "토니야~"하고 달려와 안기는 아들,
나는 "주니야~ 오늘 하루 잘 지냈어~?" 하고 반겨준다.
이런 애칭놀이는 점점 발전해서,
'앙글방글 케이크'라는 동화에서도 애칭을 발견하게 되었다.
서로 떨어지기 싫어하는 노른자 방글이와 흰자 앙글이.
아들은 나에게 "아빠는 앙글이 하고 나는 방글이야"라며
"앙글아~"하고 비음섞인 애교를 부린다.
얼마 전 오키나와에 여행을 갔을 때,
블루씰이라는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아이는 초코아이스크림, 아빠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었다.
나는 아이에게 "아빠 초코아이스크림 한 입만 먹어도 돼?"
라고 물어보고, 또 내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나눠주니
아이가 이렇게 묻는다.
"아빠는 왜 바닐라에요?"
나는 단순히 대답한다.
"아빠는 바닐라 좋아하니까"
아이는 씩 웃으며
"그럼 아빠는 바닐라. 나는 초코. "
그 때 부터 우리는 바닐라와 초코가 되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매번 애칭으로 부르는
우리 부자를 신기하고 재밌는 눈으로 바라보시는데,
애칭이 생긴 부자 사이가 괜히 으쓱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매번 아빠와 아들만 애칭으로 부르니
엄마가 서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아들에게 물었다.
"아빠는 바닐라고 넌 초코면, 엄마는 뭐야?"
조금을 고민하던 아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엄마는 그럼 딸기야."
나는 한 발 더 나간다.
"그럼 민트는 누구야?"
조금 더 고민하던 우리 아들의 대답.
"우리 가족 모두 함께하면, 그게 민트야"
이번엔 또 어떤 애칭을 만들어볼까?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산타와 루돌프로 해볼까?
일상 속 소소한 애칭놀이는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