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반칙

by 몽접

늦은 밤 민구의 머리에는 로또만이 남았다. 숫자가 뭐길래 이렇게 마음을 흔드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사행성을 심어준다고 싫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뛰어드니 다른 나라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래 기왕에 이렇게 된 거 로또를 맞춰보자는 생각이 드니 숫자 조합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일등 조합 숫자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이 났다.

주사위, 그래 중학교 때 처음 확률을 배울 때 육면체 주사위로 배우지 않았던가 당장 내일 사야겠다. 문구점으로 가서 사서 주사위를 던져서 로또 번호를 적어 봐야겠다. 어차피 로또도 확률이다.


다음날 아침 비몽사몽으로 일어나 아침밥을 겨우 먹고 문구점으로 향했다.


문구점에는 사람이 없었다. 주인아저씨는 밥을 드시고 있었다.


"어 민구 왔구나"


"네 아저씨, 혹시 주사위 있을까요?"


아저씨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주사위? 있지"


웃음을 보이시며 "무슨 일이냐?"


민구는 "제가 그냥 놀려고요"


아저씨는 "그래 그럼 이걸로"


계산을 하고 집에 와서 돌려도 보고 던져도 봤다. 신기하다. 숫자가 다 다르다. 점점 재미있어지는 이 숫자놀음이 , 민구를 웃게 했다.


'그래 이번 주 로또 분석은 주사위에서 연구를 해서 가야겠다'


본격적으로 주사위를 돌렸다.


처음에는 같은 수만 나왔다. 그래서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가면서 돌렸다.


그래도 같은 수가 나왔다, 이건 신이 점지한 수인가 보다 해서 결국은 숫자 3은 확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숫자들은 수십 번을 통해서 바를 정자 6번 이상인 수를 나름 필터링을 거쳐서 했다. 그리고 결전의 금요일 모임을 갔다.


다들 비장한 표정으로 모였다.

아저씨들은 민구의 주사위에 시선을 모으셨다.

"아니 이거 주사위 아니야?"

민구는 "제가 이걸로 던져서 확률울 봤는데 신기한 게 그때그때 달라요"

민철이는 "그렇지 그럼 내가 던져 볼까?"


숫자 3이 연속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그리고 흠뻑 빠진 주사위 놀이에 로또는 잠시 멀어지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민구는 "저희 로또 모임 진짜 1등을 배출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다들 나름의 준칙을 만들어서 로또 숫자 분석을 시작했다. 로또사장님은 홀수를 밀기로 했고 민철이 아저씨는 짝수를 그리고 나는 주사위 숫자를 밀기로 했다.

다들 얼큰하게 취해 당첨을 바란다는 말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3등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이래서 로또를 끊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설핏 웃음이 나왔다.

그다음 토요일 다시 우리 모임은 만났다. 그리고 숫자를 교정할지 말지 의견을 나눴지만 첫 끗발이 시작이라고 그냥 밀고 나가기로 했다.


민구는 수요일 카페모임에서 있었던 줄거리를 대충 얼버무려 전달했다.

아저씨들은 "아무나 갈 수 있나?"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건 민철이 아저씨이었다. "글쎄요" 민철이 아저씨는 "우리도 그런 곳에 가서 배우면 좋지, 우리끼리 말이 그렇지 우리는 대충 하는 거나 다름없어" 고개를 끄덕이는 로또방 사장아저씨는 "그렇지, 우리는 뭐..." 다들 숙연해지는 분위기에 "그럼 제가 여쭤볼게요" 금방 화색이 도는 분위기에 나는 쪽지를 남겼다. 그리고 기다렸다.


이승룡은 회신의 답에서 초대를 수락했다.

그렇게 우리 팀은 수요일 오후 참석을 했다. 더 많아진 회원수 모두 한방을 기대하는 사람들이다.

민수 아저씨는 "와 다르긴 하네. 저것 봐 의지가 불타올라"

"그러게 다들 이렇게 모여서 숫자를 연구하니 한 방은 터지긴 하겠다"

승룡은 "자 오늘도 새로 오신 회원분 3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대표로 한 분이 나오셔서 인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로 얼굴을 보며 미루자 결국은 복권방 사장 민철아저씨가 나가셨다.

"네 안녕하십니까, 저는 박민철입니다. 얼마 전에 복권방을 열었고 저희 복권방에서 1등을 배출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던가요? 저는 제가 1등이 되고 싶어서 여기에 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의 환호가 대단했다.

승룡은 "네 인사말씀 잘 들었고요, 우리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빰빠라라빰빠~~~

그렇게 시작된 로또 분석시간은 3시간을 하고서 끝이 났다.

민구는 "아저씨들 어떠셨어요?"

민수아저씨는 "확실히 다르네, 그 기운이랄까? 아무튼 좋았어. 고마워"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서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결전의 토요일 우리는 근처 순대국밥집에서 로또를 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아서 들릴까 싶었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되니

"아주머니 로또 좀 틀어봐요"

아주머니는 "네 알겠습니다"

하시며 채널을 돌리셨다.

환한 웃음을 띤 아나운서는 어김없이 로또공을 들어 올렸다.

로또번호는 4.7.10.34.43.41.이었다.

다들 종이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나 2등!!"

다들 그 사람을 뚫어지게 봤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여기 계신 분들 밥값 제가 낼게요"

그렇다. 종을 울렸다.

그 아저씨는 소리 없이 사라지셨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집 근처에서 파지를 줍는 아저씨로 유명하셨다.

그래서 그럴까?

사람들은 "힘든 사람이었는데 잘 됐지 뭐"라고 말을 했고 어떤 사람은 "그렇게 인생 한 방이야"라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말없이 건물을 사서 그 수입으로 먹고살만하지만 여전히 파지를 줍고 다닌 다는 이야기는 끊임이 없었고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는 쓴소리는 여전했다.

저녁반찬의 화제는 당연 그 2등 아저씨였다.

엄마는 "아니 사람이 그렇게 반전이 있을 수 있나?"

아빠는 "모르지, 착하게 살아서 그렇게.. 또.."

엄마는 "2등이면 보자..." 휴대폰으로 금액을 확인하시더니 "거의 4천만 원이 넘네.."

그렇게 돈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가 속이 좋지 않았다.

"먼저 일어나 볼게요"

"벌써?"

엄마는 "괜히 취직이 안되니 음식도 못 먹네" 고개를 저으시며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우리 팀은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고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수요일 모임은 나가야 할지 말지 고민이 컸다. 나간다고 해서 거기서 1등이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고, 결국은 수요일 모임은 그만 나가기로 하고 쪽지를 대신하여 인사를 드리고 파했다.

금요일 모임에 집중하고 싶었다.


민수아저씨는 "이게 이렇게 할게 아니라, 나름의 분석이라는 게 전회차 아니면 적어도 2달치를 보면서 분석을 하고 뭔가 연구, 그래 연구다운걸 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쉽게 본 거 같아"

그러자 민철이 아저씨는 "그래 그건 그래,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고 한 사람씩 짝수와 홀수를 맡아서 연구해서 오기로 어때?"

민구는 "저는 그럼 뭘 하면 좋을까요?"

복덕방 아저씨는 "명당을 찾아봐, 우리 지역 근거리에서 먼 거리 10킬로 까지 적어도 1등이 3번 이상 당첨된 곳으로"

나름 일리가 있었다.

결국은 2주일 동안 각자 연구한 내용으로 만나기로 했다.


민구는 열심히 인터넷과 발자취를 따라 로또방을 다녔고 결과 5곳이 성지로 밝혀졌다. 갑자기 자신감이 들었다. 이 정도의 노력이라면 벌써 1등이야라는 속마음이 나왔다.

그리고 결전의 그날 늘 만나던 순대국밥집에서 민수아저씨는 큰 도화지를 가져오셨다. "다들 안녕하지?" 난 도화지에 분석을 했어. 여기 보면 홀수라인 2달치 홀수라인에 겹치는 곳이랑 안 나오지 않은 번호, 그럼 딱 떨어지는 게 번호가 5.7. 13. 이야."

우리는 "와 좋은데요"

그러자 민철이 아저씨는 "나는 짝수, 나도 두 달 치인데 겹치는 번호는 상당히 많았는데 나오지 않은 번호가 딱 두 개. 2.8 신기하지 않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드디어 민구차례 "저는 명당을 다녀봤는데 지역 접근성으로 5곳이네요. 그런데 중요한 점은 1등이 나온 곳에서 2등도 또 나온 집이 3곳이요"

"와" 그렇구나.. 갑자기 터지는 탄성이었다.

결국 우리는 번호를 정했다. 2.8..5.7.13. 그리고 나머지는 45. 밥을 먹고 인사를 하고 그다음 날 다시 모였다.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꼭 3등이라도 해야 했다.

두근 거리는 가슴을 안고서 번호를 기다렸다.


아나운서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번호가 나왔다.

첫 번째 공은. 2다 그리고 8. 그리 다음 5. 손에 땀이 났다, 7. 우리는 서로를 보며 눈을 감았다. 13. 이러다 정말 1등이 되는 건가? 마지막 번호는 45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다들 얼떨떨했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그 집을 나왔다.


민구네 집에 모였다.

"아저씨 로또 사셨어요?"

민수아저씨에게 물었다.

민수아저씨는 "아니"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한숨이 나왔다.

민철이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사셨어요?"

민철이 아저씨는 "사실 나는 다른 번호를.."

민구 아저씨에게 물었다.

역시 아저씨도 꽝이다.

결국 나다, 내가 1등이다.

"아니 다들 왜 안 사시고 뭣 하셨어요?"

소리가 높아졌다.

민구 아저씨는 "아니 사실 내가 꿈을 꿨어. 돼지가 내 품에 들어오는 꿈, 그래서 이게 맞다 싶어서 자동을 했지"

민수 아저씨는 "나는 사실 우리가 늘 틀렸잖아. 그래서 용한 무당한테 가서 물었지. 그래서 점지해 주는 번호로.."

다들 이유가 있었다.

이유가 있었지만 말이 안 됐다.

민구는 결국 폭발하여 "우리가 모임을 했잖아요, 그런데 결국 우리는 서로를 믿지 못했던가요?"

아저씨들은 말없이 있었다.

화가 난 민구는 "됐어요, 그냥 제가 1등이니 제가 가질게요"

그때였다.

"아니지 우리가 같이 연구했으니 나눠야지"

민구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안 사셨잖아요"


사람들에게 소문은 빨리 퍼져 나갔다. 하지만 1등은 1등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환호성을 부르셨고 그동안 취업이 안되었던걸 보상받은 기분이라고 하셨다. 그래 이게 문제였다. 득달같이 걸려 오는 전화에 정말 미칠 것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 정신이 없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아빠는 그러다 중독으로 간다고 농담처럼 하셨지만 이미 난 중도이었다. 한 병이 두병이 되었고 지금은 절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얼마나 마셨을까 바깥바람이 그리웠다. 로또 당첨자라는 이유로 창문을 여는 것도 쉽지 않았다. 흔들리는 몸을 하고 집을 나섰다. 엄마는 "빨리 들어와 벌써 새벽이야" 민구는 "응"이라고 하고 나왔다.


어느 사이 쌀쌀해진 날씨 겨울이 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차만 있었다.

공원에 앉아서 하늘을 보는데 그저 눈물만 났다,

사람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성찰이 아저씨였다.

"어이 1등 잘 있냐?

너무 놀라서 "네"

성찰이 아저씨는 "배신자 그래 너 혼자서 잘 먹고 잘 사니 배 뜨시고 좋겠다"

나는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리 같이 사기로 하고 배신하셨잖아요"

성찰이 아저씨는 "나는 어디까지나 그래도 우정으로 적어도 조금은 나눠 같길 바랐어. 너 그러는 거 아니다"

민구는 "아니 아저씨, 아저씨였다면 그렇게 하셨겠어요?"

성찰이 아저씨는 "나는 그랬겠지. 적어도 나라면 "

갑자기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환상이다. 정신을 차려야겠다.

귀에서 계속 뭔가가 울린다.

집으로 가는 길이 희미하다. 너무 많이 마신 술 탓이라고 하기에는 말이 안 된다.

잠시 의자에 앉아서 가려고 쉬는데 이번에는 민수 아저씨를 만났다.

"어이 잘 먹고 잘 사는 이 이기적인 아저씨야"

민구는 "제발 그렇게 이야기하지 말아 주세요"

민수 아저씨는 "아니 다 그렇게 생각해 너만 그렇게 생각 안 하고"

민구는 "알겠어요. 저 갈게요"

그렇게 길을 가는데 개와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겨우 집으로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없다. 용지가 없다.

그 로또 1등 용지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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