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같이 추운 날은 클래식을 듣는다. 한참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더 클래식을 들었다. 목소리에 첨언이 들어가면 괜히 요동치는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나거나 마음이 울적해져서 클래식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사건은 내 블루투스가 문제가 되면 서다. 나는 끈으로 연결된 블루투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구매한 지는 3년이 넘었다. 그러다 보니 오른쪽이 문제가 되면서 한쪽으로만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문제인지 블루투스가 문제인지 꼬이고 꼬인 선을 풀다 보면 해결이 되겠지 하고 보낸 시간을 흘려보내고 그렇게 한쪽으로만 6개월을 버티었다. 그러다 제자와 우연히 이야기를 하는데 제자의 가방에서 블루투스 헤드셋을 봤다.
제자는 엄마가 선물을 해주셨다며 평소 내가 헤드셋을 사주겠다고 했지만 안 하더니 요즘은 하고 다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나도 모르게 "부럽다"라고 했다.
순간 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며칠 지나지 않아 헤드셋이 도착했다.
선물이다.
나잇값을 못했다는 생각에 괜히 나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선물은 선물, 열어보니 묵직했다.
기계치인 내가 연결하려면 제자에게 또 부탁을 해야겠다 싶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고 전화를 했고 제자는 별것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난 알고 있다. 이 블루투스를 힘들게 샀다는 것을.
제자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자신과 맞지 않아 지금은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수입이 딱히 없다.
공부를 배우러 다니는 학원에서 지출이 많아서 생활비를 줄여 보겠다고 라면으로 식사를 때울 때도 있고 다이어트라는 명목으로 식사를 줄일 때도 있는데 내게 쓴 비용이 적지 않음을 아는데 내가 덥석 헤드셋을 하려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이 비용을 통장에 넣어줄까?
평소 제자는 선물에 대해서 자신이 더 많이 받았다고 돈으로 돌려주는걸 극도로 싫어한다.
다 추억이라고 눈썹을 날리며 이야기하는데 별수 없어 나는 웃으며 잘 쓸게라는 말을 남기며 제자가 블루투스 이용법을 알려줘서 오늘도 음악을 들으며 출근을 했다.
요물이다.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하는 성격이 아닌데 내가 왜 이게 가지고 싶었을까?
욕심이라는 걸 아직도 내려놓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 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버스 밖 풍경은 매우 차갑다.
홀로 외로이 서 있는 나무들이 대단해 보였다.
겨울을 통과하는 저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괜히 눈물이 났다.
직장 한 정거장을 남기고 정지 버튼을 누르고 걸었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감동은 사소함과 다정함에서 오는구나, 알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에 괜히 하늘을 나는 비둘기를 보면서 걸었다.
사랑은 위대하지만 결코 큰 것이 아니고 감동은 마음에서 나오니 끝이 없고 그래서 나는 이번 겨울이 춥지 않음은 핫팩도 있겠지만 이런 사랑을 받으니 그렇지 아니한가 싶어서 괜히 코가 찡했다.
제자에게 고맙다.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삶을 살아내는 제자에게 오늘은 밥을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