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매우 뼈아픈 말이다. 이 말을 마주하면 나부터 돌아보게 된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다를까? 아니면 그대로일까?
다르다면 좋은 쪽으로 아니면 세상과 타협으로 적절히 변질로 아니면 그대로라면 좋지 않은 습관으로 스스로 타협을 하는 삶으로?
여러 가지 질문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온다.
사람을 마주 할 때 첫인상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그게 전부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난 말수가 없고 지켜보고 듣는 사람 쪽에 속한다. 그래서 상대는 나에게 매우 소심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친해지면 수다가 많을 수 있다. 그러니 앞과 뒤가 다를 수 있다. 나부터 이러니 상대에 대해서 파악을 한다고 한다면 당연히 색깔을 넣지 않는다. 그리고 최대한 열려 있는 마음으로 본다.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말 "그럴 수 있지"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최근 난 어쩌면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은 이렇다.
일을 하는데 자신은 피드백이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했고 그럼 내가 알아서 적절하게 정리를 해서 보고서를 올리겠다고 했다. 상대는 알겠다고 했고 나는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서 상대의 평가서를 그대로 올렸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유는 피드백이 어렵다는 w직원이 나에게 "아니 저에게 한 번은 물어보셔야지., 그대로 올리시면 어떡해요?" 너무 난감해서 "아니 피드백이 싫다고 하셔서 그대로 올린 건데요"라고 했더니 그 직원은 "그냥 그렇다는 거지 , 회사생활 한 두 번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없이 올리면 오타도 있고 할 텐데 손 한 번 안 봐주시고 올리신 건 너무 하네요"
어이가 없어서 "그럼 그때 피드백을 부탁하셨어야죠"라고 말을 하자, "전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랐어요. 그냥 제 기분이 그래요. 그때그때 달라서 그래도 이건 아니지"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가슴은 두근거렸다.
그리고 나는 "죄송합니다"라고 자리에 앉았다.
1시간 즈음 흘렀을까 옆 동료가 내게 이야기를 했다. 그 직원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어서 심포지엄을 엉망으로 했다고, 난 사실 내 위로가 받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피드백이 싫어요,라고 했던 직원에게 나는 그럼 뭐라고 했어야 했을까?
그래요, 알겠습니다. 아니면 그래도 한 번은 같이 하시죠, 아니면 묵음.
다시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온다.
그리고 하루를 마칠 때 즈음 팀장님이 부르셔서 갔다.
"몽접, 이게 보고서야!!"
소리가 올라갔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아니 왜 이래, 평소에 안 하던 오타가 있고, 무슨 일 있어?"
나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다들 나에게 주목이 되고 있었고 그때 나에게 피드백이 싫다던 직원은 나를 보며 뭐라고 말을 해줄 주 알았지만 아무 말 없이 그냥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난타전 "아니 이게 뭐.." 더 이상 말씀 하시지 않고 가신 팀장님은 "이번 보고서 다시 써서 제출해"라고 가시며 나를 흘깃 보시는데 그 침묵의 눈초리가 싫었다.
나는 분명 억울한 지점이 있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날은 보고서를 다시 쓰느라 야근을 했고 갑자기 옆 직원이 이야기했던 작년 심포지엄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다시 붙잡은들 아무 소용이 없다.
그날 하루 24시간 아니라 34시간처럼 느껴져서 그냥 울면서 퇴근을 해야 했다.
그래 어쩌면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닌가 보다.
그 직원은 다른 팀에서도 같은 패턴으로 피해를 주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다녀서
다들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본인은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