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도 죄라면 죄다.

by 몽접

최근 난 독감을 앓았다. 아주 심하게 앓아서 정말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처음에는 동료가 기침을 심하게 해서 감기가 심하구나 생각을 했고 동료도 그런 것 같다고 시중에 파는 약국에서 복합감기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나는 걱정을 하며 병원을 가는 게 좋겠다고 말을 하고 그렇게 3일이 흘렀다. 그리고 다음날 동료는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정확하게 이틀 뒤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 온 건 침을 삼키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서 고열에 시달려야 했고 나도 코로나 일까 봐 걱정을 많이 하고 그다음 날 병원에 갔다. 다행히 나는 코로나가 아니었지만 심각한 독감이라는 판정을 받고서 수액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병원에는 이미 많은 감기 환자들이 있었다. 처음 갔을 때 내 옆에 계시는 할머니 한 분은 기침을 심하게 하셔서 간호사 선생님께서 물을 건네셨고 겨우 가라앉은 목을 만지시며 "나이가 있으니, 감기가 쉽지 않네" 하시며 어려워하셨다. 나에게 감기가 걸린 지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시더니 아직은 젊으니 금방 낳을 거라며 웃으시며 여유를 주셨고 나머지 환자들도 다들 아프니 말없이 흐르는 피아노곡을 들으며 나는 내 순번을 기다리며 진료를 받아야 했다.

의사 선생님께는 동료의 코로나 이야기를 했더니 검진이 필요하다고 하셨고 그래서 코로나 검사를 했고 독감도 같이 진행을 하고 나는 다행스럽게도 독감을 판정받았다.

그렇게 3박 4일 약을 처방을 받고 아프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많았고 줄지 않은 일에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일들은 늘고 약은 잘 챙겨 먹지 못했다. 점심 약은 아예 먹지 않았다. 혹여라도 잠이 오면 안 되기 때문에 아침은 빈속에 약을 먹고 점심은 스킵을 하고 저녁은 간단히 먹고 약을 털어 넣고 누가 들어도 금방 낳을 수 없는 패턴인데 나는 낫지 않은 내가 너무 화가 나서 가슴을 쳤다.

목이 아프더니 이제는 코가 막혀서 잠을 잘 수 없어서 앉아서 잠을 자야 했다. 너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그동안 내가 너무 편하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고 고열에 오환은 여전히 나를 괴롭혔다. 그렇게 5일을 아프고 나니 내 몸은 이렇게 저렇게 많이 변했다. 손톱은 갈라지고 자연스럽게 다 뜯어내고 나니 손톱이 이렇게 중요했구나 할 정도로 손에 힘은 없고 이제는 두통이 약간 남아 있다. 거짓말처럼 어제까지는 콧물을 수없이 닦아서 헐었던 코를 만지며 아파했는데 이제는 덜하다.


어릴 때는 엄마가 옆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지켜 주셔서 일찍 끝났던가 싶어서 그 시절이 그리웠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혼자서 다 낳아야 하는 순간이고 나이가 들고 보니 너무 회복이 느렸다.

곰곰이 생각을 하니 나는 삼시세끼 해결하는 사람도 아니고 물도 많이 먹지 않고 커피로 끼니를 때우니 누가 생각을 해도 저질체력에 감기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환경이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오기에 오늘은 비빔밥을 먹었다. 살이 찐다고 피했던 음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또 괴롭힐 듯해서 무조건 먹어야지 라는 생각에 손에 잡히면 먹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감기가 쉽지 않다. 먹고 산다고 아픈 것도 죄다. 일은 많고 다 했냐는 물음에 아직, 이라는 말을 하게 되면 괜히 감기라는 말을 하게 될까 봐 눈치가 보이고 아픈 것도 죄과 되는 것 같아서 이것도 다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 괜히 눈물이 났다.


이러다 내가 무너지면 나는 뭐지?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본능에 밥을 먹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퇴근길 버스에서 옆자석에 앉은 학생이 심한 기침을 해서 자리를 옮길까도 생각을 했지만 그러면 너무 티가 날 것 같아서 참았다. 물론 나도 마스크를 쓴 상태였기는 했지만 불안했다.

집에 겨우 도착하고 나는 환복을 하고 거의 쓰러졌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먹고 산다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요즘 같이 입사도 안된다는 경기에 직업이 있는 게 다행이다라는 말을 하는 시대에 내 불만은 그냥 넘기자 생각하고 주스를 마시고 다시 누웠다.

그래 아픈 것도 죄라면 죄다. 하지만 나는 정말 쉬고 싶었다.

때가 되면 쉴 때 쉬겠지. 그때는 정말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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