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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Jun 07. 2022

당신은 행복한가요?

달라이 라마의 책 제목과도 비슷하지요? 당신은 행복한가, 전 이 책을 읽고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한참 제 자신을 찾겠다고 분투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제게 인생의 스승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결국 생의 구원자가 있으면 했던 거죠.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생의 구원은 스스로 하는 건데 말이죠. 

일단 행복이라는 정의는 저의 경우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난하게 살았던 시절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경우는 먹는 것 입는 것이 남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본능에 의한 행복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더울 때 아이스크림 하나 더 먹는 게 행복했던 것 같고 읽고 싶은 책 한 권 더 사서 보는 게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가난하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양육방식이 가난은 불편한 것이지 불행이라고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이라는 걸 알려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 앞 떡볶이를 먹을 것인가, 핫도그를 먹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실 때 제가 떡볶이를 먹는다면 개수가 많고 핫도그는 설탕이 있어서 기분을 좋게 할지는 모르나 금방 없어질 것이라고 미리 말씀을 해주셨죠. 늘 갈등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짜장면과 짬뽕 같은 그런 경우죠, 어린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전 늘 한 번은 떡볶이 한 번은 핫도그 그렇게 공평하게 먹었습니다. 동생과 나란히.


그리고 제 행복의 기준은 고등학교를 가면서 조금 바뀝니다.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그래서 전 고등학교 때 사서를 자청해서 3년간 했는데 그때가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행복했습니다. 제일 먼저 입고된 책을 본다는 그 희열감에 중독이 되어서 정말 열심히 도서관일을 했거든요, 그런데 책들이 어려웠습니다. 철학책들은 현대철학 칸트부터 샤르트르 등등 다소 눈높이가 있어야 읽을 수 있는 책들과 문학잡지들이 소위 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되는 그런 종류들이 많아서 저를 괴롭히기는 했어도 즐거운 행복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세 번째 행복의 기준은 대기업에서 제 능력이 어디까지인가를 보고 싶었습니다. 앞선 브런치에도 적었지만 전 기업에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그냥 다른 곳을 가고 싶었는데 친구가 그냥 가자고 해서 노량진에서 컵밥을 먹으며 준비를 했고 합격을 하고 준비 없이 가서 정말 어이없는 일로 병을 얻어 그만두게 되었지요. 이때 전 행복이 돈도 명예도 아닌 하루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전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정의를 내린다면 그 정의 안에 둘려 쳐져 제 역할을 못 할 것 같으니까요. 확실한 건 돈은 아닙니다. 명예도 아니고요.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글을 쓰면서 커피를 내리며 제가 하고 싶은 브런치를 하며 산다는 게 행복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휴직하니 행복하냐고, 전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라고 말합니다.

쉬고 싶었습니다. 놀고 싶었습니다. 전 노는 것을 잘 못합니다. 대학 때 남들 다가는 나이트클럽인가요? 무도회장 클럽 하다못해 노래방도 자주 가지 못했습니다. 그냥 노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대학을 가서 오락실을 갔다면 많은 분들이 웃겠죠?

전 오락실에는 나쁜 사람들만 가는 거라 생각하고 대학교 2학년 때 친구와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그때 친구에게 "야 오락실에 나쁜 사람 있으면 어떡해?"라고 했죠, 그때 친구의 표정이 "애 뭐라는 거야?" ㅋㅋ

그렇습니다. 전 완전 꽉 막힌 삶을 살았거든요. 


그렇게 한 번 간 오락실을 그 이후 전 지금 잘 갑니다. 가끔 농구공을 넣기 위해서 가고 가끔 테트리스를 하기 위해서 가고 웃기죠? 전 행복은 사소함에서 찾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굳이 행복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웃어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은 아주 추상적이지만 또 아주 객관적이니까요.

여러분들은 행복하신가요?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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