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계륵 같은 산후조리원.

#출산 #산후조리 #산후조리원

by 바다엄마

이제는 출산 후에 많은 사람들이 산후조리원을 가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우리 엄마 때랑은 확실히 다르다. 산후조리원은 당연히 가야 한다고 나도 생각했다. 편한 공간에서 몸을 쉬게 해야 집에 돌아와서 실전 육아에 돌입할 수 있을 테니까!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보면 조동모임(조리원 동기 모임), 산후마사지, 모유수유교실 등 갓 출산한 산모들의 산후조리원 일상을 짧게나마 간접경험 할 수 있다. 그래서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기 전에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다운로드하여서 가는 예비 엄마들도 있을 정도. 나도 그 드라마를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설마 저러겠어?' 하는 일들이 비슷하게라도 일어나는 신기한 곳이 산후조리원이다.


산후조리원과 관련된 나의 몇 가지 일화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출산 뒤 나의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아파서 다소 예민한 상태라는 점 참고 바란다.

첫째, 나는 산후조리원 두 군데를 갔다. 원래 예약한 곳이 인원이 꽉 찼다고 조금 오래된 구관으로 옮겨졌는데 다소 아담했다.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는데 2박 3일 동안 머문 뒤 원래 예약한 곳으로 돌아갈 때 일이 터졌다. 11월 초, 그 해 11월은 이상하리만치 추웠다. 태어난 지 갓 3일 된 아기를 겉싸개로 돌돌 싸매고 1층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아기한테 찬바람이라도 갈까 봐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산후조리원에서 제공하기로 한 차량이 약속한 시간에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40분 정도 기다렸을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서 조리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한 따까리(?) 하고 말았다. 그러면 안 됐지만 험한 말로 미치신 거냐까지 나왔으면 말 다했다고 본다.

둘째, 산후소양증이 찾아왔다. 호르몬 때문인지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체온조절이 전혀 되질 않았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하는 체온 때문에 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어야 했는지 모른다. 그 때문에 산후소양증까지 찾아와서 산후마사지도 제대로 받지를 못했다. 온몸이 삐그덕거렸다. 아, 실밥 부분은 얼마나 신경 쓰이는지 도대체 언제 아무는 건지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셋째, 모유수유교실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거지? 우리 바다는 작게 태어났는데 그 와중에 점점 빠져서 2.7kg까지 체중에 떨어졌었다. 조리원 선생님들께서 모자동실 시간에 아기 분유 먹여야 하니까 데리고 오라고 할 정도로 먹는 양이 워낙 적었었다. 그래서 모유를 시원하게 주고 싶었는데 아기는 빠는 힘이 약하고, 나의 모유는 원활하게 공급이(?) 되질 않아서 아프기만 했다. 조리원 퇴소 후에 오케타니 마사지를 받으면서 정확한 모유수유 자세와 느낌을 알게 되면서 해결됐지만, 조리원에 있는 내내 불편하고 아프고 힘들었다. 모유수유교실을 운영하긴 하지만 선생님 1명에 산모들 열댓 명이 모여있는 1:10 수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으랴.


몇몇 이슈들이 있었지만 조리원에 있는 2주 동안 좋았던 점도 많았다. 몸이 불편한데 혼자 편하게 잘 수 있다는 점, 삼시세끼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 빨래/청소 등 온갖 잡다한 일을 다 해준다는 점, 새벽에 수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다시 또 갈 거야?라고 묻는다면 가성비 신경 쓰지 않고 비용을 더 지출하더라도 잘 찾아서 갈 것 같다.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온습도 조절이 잘되고, 마사지가 유명하고, 아기 돌보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곳으로!

(실제로 내가 있던 조리원은 샤워시키는 법, 똥 닦은 뒤 처리 방법 등을 알려주지 않았다. 퇴소 후에 집에 오니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더라고. 유튜브 선생님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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