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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닉 Feb 09. 2024

아닙니다. 성 '차별'이

차별과 차이를 구분하라.

신데렐라는 1950년에 개봉한 영화라 현대 가치관과 다른 모습도 있다. 내용 중 성차별이라고 논란 안 장면이 하나 있어 가져왔다. 본인은 해당 장면을 보고 왜 차별인지 모르겠다. 여러분은 어떤지 확인해 보라.




성 역할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


동물이 신데렐라가 무도회에 입기 위한 드레스를 꾸미면서 발생한 일이다. 



암컷 쥐인 메리가 바느질하려는 수컷 쥐 자크를 막으며 '바느질은 여자들에게 맡겨' (leave the sewing to the women)라 말하며 수컷 쥐에게 밖으로 나가 장신구를 가져오라 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대사가 여성을 성 역할에 따라 차별했다는 장면이라 거론된다.


소식을 듣고 의아함을 느꼈다.


이 분들 영화를 본 사람이 맞나?


영화에서 암컷 쥐 메리가 저런 대사를 하면서 바느질을 한다. 그럼 수컷 쥐 자크는 놀았느냐? 아니다. 자크는 장신구를 구하기 위해 밖으로 향했다. 계모, 의붓언니, 고양이를 피하며 장신구를 구해야 했다. 나중엔 고양이에게 발각당해 죽을 뻔했다.



여자는 집 안에서 가정일 하고 남자는 밖에서 위험한 일을 하며 가정을 위한 자원을 구해오는 모습이다. 제작 당시인 1950년대에는 당연한 현상이다. 당시 재봉기술은 성인 되는 여자가 들어야 하는 신부수업 중 필수과목이었다. 남자는 밖으로 나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가정을 위해 일하고 자원을 가져오는 게 당연했다.


수컷이 위험을 감수하고 밖에서 가정을 위한 자원을 구해오니 암컷은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는 당시 사회는 성별에 따라 서로 맡은 임무를 하며 가정을 유지한 걸 보여준다. 지금도 많은 동물은 위와 같이 역할을 나누며 육아한다. 수컷이 육아하고 암컷이 먹이를 구해오기도 하지만 그건 사자처럼 무리 내 성별 개체 수 차이가 나거나, 암컷이 더 강한 경우다.


부분만 보면 비판 가능한 장면은 있지만 전체를 봐도 욕하는 건 옳은 행동이 아니다. 수컷 쥐는 고양이에게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을 감수하며 밖에서 장신구를 챙겼다. 만약 반대로 영화를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수컷은 안전한 집에서 바느질을 하고 암컷 쥐한테 나가서 장신구를 챙겨 오라 시키면 또 성차별이라 소리 질렀을 거다. 암컷 쥐도 고양이에게 죽임을 당할 뻔하면 그건 평등인가? 왜 위험한 일은 암컷쥐가 하냐고 또 차별이라 말할 거다. 


결과는 정해져 있다. 차별 소리를 피하려면 암컷, 수컷 둘 다 섞여 가정일을 해야 하고 둘 다 섞여 나가 위험한 일을 해야 한다. 앞으로 창작물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는 인종, 성별이 동일한 비율로 일하고, 쉬고, 목숨을 잃어야 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애초에 디즈니는 당시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꿈과 희망을 주고 동심을 지켜주고 싶어 했던 사람이다. 즉 시대상 모습이 현대와 다를 뿐이다. 이것만으로 작품과 제작사를 비난하면 안 된다. 해당 장면을 보고 성차별이라고 화내는 사람이 있다길래 신기했다. 시대상을 보여주었을 뿐, 차별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걸 명심하자.




오늘은 신데렐라에서 문제가 된다는 장면 하나를 소개했다. 사실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영화가 문제가 아니라 확증 편향하는 사람이 문제다. 과거는 언제나 시간이라는 시험을 거쳐 당연한 게 잘못으로 바뀐다지만 이번 경우는 한쪽으로 치우쳐진 모습으로 비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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