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가 싫다고? 네 모습이 싫은 게 아니고?
신데렐라 성격은 현대인에게 비판받는다. 고분고분하고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하며 대항하지 않고 순응한다. 이런 이유로 본받거나 배울 게 없다고 믿는다. 본인은 묻고 싶다. 그런 이유로 화난 게 맞냐고. 누군가는 시대와 맞지 않다고도 우기는데 이는 시대와 아무 상관없다. 지금부터 왜 그런지 말하겠다.
주인공 신데렐라가 너무 착하고 고분고분한 성격이라 현시대에 배울 점 없지 않냐고 묻는다. 전혀 아니다. 아무리 21세기라도 화나고 마음에 안 든다고 대들고 싸우는 게 가능한 시대는 아니다.
여러분은 직장 상사가 불합리한 일을 시키면 면전에 대들고 안 하겠다고 외치는가? 조목조목 논리를 활용해 상대를 설득하는가? 선생님, 교수님이 과제를 많이 주면 '너무 과제가 많아 모두 피곤해합니다. 우리는 교수님 수업만 듣는 게 아니며 시간 대비 과제 양이 불합리합니다.'라는 식으로 반박하는가?
현실에서 이런 말 사용하면 원하는 결과도 못 얻고 그룹에서 혼자가 된다. 물론 이런 말을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누군가 말하기를 속으로 원한다. 하지만 직접 나설 용기는 없다. 책임 지기 싫지만 혜택은 누리기를 원한다. 아무도 안 나서니까 화나도 참으며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닌다.
상사가 불합리한 일을 시켜도 웃으며 '네, 최대한 빨리 끝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며 자리에 와서 한숨 쉰다. 현대인이 신데렐라를 싫어하는 건 불만 있어도 화내지 못하고, 고분고분하게 행동하는 자기 모습을 투영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신데렐라에게 정이가고 행복했으면 하는 이유도 매일 명령을 따르며 끌려다니는 자기 모습을 보아서다. 화내지 못하고, 자기주장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따르며 일만 하는 존재. 그러니 을 입장 현대인은 신데렐라를 싫어하면서 동시에 응원한다. 해당 모습은 어느 시대에나, 앞으로도 있을 사람이 가진 모습이다.
아이에게 보여줄 필요 없는 영화냐 물으면 당연히 아니다. 힘들게 참고 고생했으나 희망을 잃지 않고, 마침내 보상받고 행복한 미래를 얻는 이야기와 교훈이 왜 불필요한가? 왜 현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가? 누구보다 위와 같은 미래가 찾아오길 바라는 건 현시대에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아닌가? 여러분은 고생만 하고 삶이 끝나는 게 좋은 이야기라 여기는가? 그게 을 입장인 여러분이 원하는 미래인가?
규정에 문제없고 시청연령에서 전체이용가를 받았다면 어른은 아이 시청을 막을 권리가 없다. 마음에 안 들더라도 그건 어른인 우리가 판단하는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보고 판단해야 한다. 아이가 직접 보고 판단해야 자기에게 맞는지 아닌지, 좋은지 아닌지 판단 가능하다. 강제성을 부여해 억압하면 아이는 성인이 돼서 더욱 원하고 갈망한다.
좋은 이야기는 삶을 주도하고 개척해서 자수성가하는 주인공만 나오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이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면 회사에 시달리고 월급과 카드값을 걱정하는 사회인은 없어야 한다. 현실에서 다수는 안정성을 택해 책임을 덜 지고, 덜 생각하고, 위에서 내리는 명령만 수행하는 을을 자처한다. 덜 피곤하고 더 안전해서다.
물론 을을 자처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원하는 삶 방향일 뿐이다. 좋은 이야기는 삶에 어떤 역경과 고난이 찾아와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힘들지만 웃으며 내일을 맞이하게 해주는 이야기다. 미래가 어두워도 언제나 웃으며 이겨내 마침내 행복해지는 이야기가 아이는 물론 모두가 원하고 찾아오길 바라는 이야기다.
오늘은 신데렐라 성격을 이야기했다. 왜 현대인이 신데렐라를 싫어하지만 동시에 응원하는지 말하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부디 더 폭넓게 이해하는데 도움 되었길 바라며 글 마친다. 다음 주는 3월 배경화면 게시글로 찾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