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하루만 더

by 오채아

카페에 앉아 달력을 꺼내본다.
빨간 숫자 하나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내일의 검은 숫자들이 몰려오는 게 보여서
잠시 눈을 감는다.
오늘까지만 조용히 해줄래?

해가 기울고, 은행잎이 반짝인다.
노란빛 노을 아래 씁쓸한 웃음이 스며든다.
이대로 하루만 더면 좋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다시 돌아올 일요일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니까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며, 내일의 나를 준비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