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길

출근길이 출국길이었다면

by 오채아

오늘도 묻는다.
오늘은 어디로 떠나?

손에 든 커피는 마치 비행을 기다리는 승객의 여유
출근 버스는 공항 셔틀이라 우겨보지만
현실은 회사 근처 정류장만 찍고 멈춘다.
내 여권엔 도장 대신 연차 잔여일만 찍혀 있고,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열릴 때마다
비행기 날개가 펼쳐지길 바라보지만
날개는커녕 사람들의 한숨만
늘 세계 일주 중이라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다.


하지만 결국,
하늘 향한 꿈을 품고 서 있는 나는
매일 아침
비행기 대신
엘리베이터로 비행을 시작한다.


오늘도 각자의 방식대로 활주로를 향해 가는 중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