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겨울의 흔적

by 오채아

거울을 보며 나를 들여다본다
밤새 일한 티는 없다는 듯
겨울도, 회사도 감쪽같이 나를 숨기라 한다.

어제보다 단단해진 마음을 스스로 알아보고
점심시간의 짧은 웃음 한 번에도 다시 견딜 힘이 생긴다.

집 앞 눈길에서 발자국을 천천히 바라본다.


퇴근길엔 가만히 쌓인 눈 위로 발자국을 남긴다
하루가 나를 소모한 게 아니라 단단히 채워놓았다는 걸


그래도 눈발처럼 작은 위로가 스며드는 순간이 있어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계절을 버틴 나에게
오늘도 잘했다고, 내일도 걷자고 조용히 말해준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