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눈, 사람

by 오채아

출근길 눈사람이 일렬로 움직인다.
일들이 한 줌씩 어깨에 쌓여
말없이 묵묵하게 하루를 버티는 존재처럼

퇴근길엔 오히려 눈사람들이 하나둘씩 마중을 나온다.
따뜻한 불빛 아래 스르르 녹아가면서도
다들 오늘을 버텼다는 모양으로 길가에 서 있다

눈, 사람도 퇴근길엔 더 빛이 난다.

눈 내리는 하루 속에서도
사라진 듯해도 다시 만들어지고
람 들 속에서 나도 끝까지 버텨낸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