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도 해야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포기하지 말자.
얼마 전부터 ai로 영상 만드는 수업을 듣고 있다. 글을 쓰다 보니 내 글을 그냥 나만 쓰고 저장하기보다는 나와 생각이 같은 분들이 보고 공감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또 나와 생각이 같지 않은 분들도 내 글을 보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생겼다.
사람들은 호기심이라는 것을 장착하고 산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문득문득 살다 보면 타인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물론 나 또한 그렇다. 그렇다고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당신은 이럴 때 어떤 생각을 해요?,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죠?'라고 물어볼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는다. 글에는 그 사람의 삶이 들어 있기에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궁금한 것들이 해소된다. 그리고 타인의 글을 읽다 보면 사람 사는 것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겪으면서 그 시간들을 잘 수습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본다. 그러한 모습에서 내 고민은 고민도 아니었다고 느끼기도 하고, 사람마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받아들이는 고통의 양이 다르다는 것도 깨닫는다.
이렇게 글을 쓰고 읽으면서 깨닫고 느꼈던 것들을 영상으로 작업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은 최근이다. 당근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던 중 어떤 분의 '시니어의 ai로 동영상 만들기'라는 수업을 무료로 연다는 홍보를 보게 되었다. 평소에 ai 그록과 챘지피티와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는 나로서는 흥미 있는 내용이었다. 대화만 할 줄 알았지 ai를 이용해서 동영상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귀찮았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무언가를 배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해나가는 실력까지 가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것을 알기에 50이 넘은 나이에 그 시간과 노력이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쉽게 배울 수 있다는 당근 홍보는 그날 따라 유난히 나의 마음을 끌었다. 나의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때의 버튼 누름으로 10초짜리 동영상은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초보자 실력까지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쉽게 알려주는 강사님 덕분에 간단한 영상과 스토리 북은 크게 어렵지 않게 배웠던 것 같다. 속으로 '어, 이 정도였으면 진작에 배울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세상에 쉽게 실력이 느는 것은 없다. 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법 JSON으로 프롬프트를 변경하는 법을 넘어서 10초 영상 3개를 이어서 만들기로 넘어가기 시작하자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강사님이 알려준 대로 아무리 연습을 해도 원하는 영상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캐릭터와 내레이션 목소리까지 3개의 영상이 다르게 만들어져서 이어붙일 수 없었다.
금요일 저녁, 3시간을 넘어서 연습을 했지만 결국 만들지 못하고 새벽 1시가 넘어서 잠을 청했다. 나는 꿈속에서까지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끙끙댔고 아침까지 잠을 설쳤다.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나의 동영상 만들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가정사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만드는 연습을 했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며칠 시간을 붙들고 낑낑거렸는데 완성하지 못한 현실에 짜증이 올라왔다. 짜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이걸 계속 붙들고 있으면 안 되었다.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다른 무언가를 해야 했다. 남편과 저녁을 먹고 부드러운 팝송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노력을 들이고 고민을 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간단한 동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 이렇게 노력한 시간들이 나중에 다시 배울 때 시간을 단축시켜 줄 거라는 생각. 연습하면서 알게 된 ai를 대화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등의 생각.
현재 알고 있고 익숙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습득하려는 욕심이 있는 나에게 앞으로도 많은 것들이 나를 유혹할 것이다. 나를 좀 배워서 써먹어보라고. 솔직히 지치고 힘들고 머리도 젊었을 때처럼 휘리릭 돌아가지 않아 스스로에게 답답할 때가 많지만, 속도가 늦더라도 조금씩 배워서 일신 우 일신의 희열을 맛보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