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종착지는 소멸이기에, 오래된 것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오래된 것을 보면 어떤 감정들이 느껴지는가?
오래된 것들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는?
오래된 사람이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이 바닷가에 살지 않는 사람뿐인 것처럼. 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과 채워지지 않는 감각을 향한 대상화.
지금 마음속에 피어오른 희미한 태동 같은 것은 일시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일상이 아닌 다른 세계에 접속했기 때문에 생겨난 작은 흥분에 불과하며, 거기 몸을 깊이 담그지 못하고 발만 살짝 적셨다가 돌아 나오는 데서 비롯한 아쉬움의 반영일 뿐이다.
"언젠가 필요한 때가 되면 너는 저리로 나가. 그리고 어디로든 가. 알겠니. 살아 있는데, 처치 곤란의 폐기물로 분류되기 전에."
"사람들은 자기가 가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꼭 남더러 갈 곳을 끈질기게 묻더라. "
버릇없어 보이지만 순수하게 기뻐할 줄 알고,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그 아이가 부럽다고 생각하며.
사라진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파과>
생각은 매 순간 해야 하지만, 생각에 빠지면 죽어.
"지금 네가 어리고 환경상 어쩔 수 없이 내 통제 아래 있기 때문에, 그걸 빌미로 내가 너를 함부로 해선 안 된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