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백, 그리고 여든한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참회록



늘 부족했습니다

무엇이 모자란지도 모른 채

허공에 손을 뻗었습니다


나는 그 무언가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웃고,

스치는 인연에도 마음을 걸었습니다


다 겪어보고, 만나보고, 먹어보면

그때쯤이면 알 것 같았습니다


목마름이 무엇인지

이 공허의 이름이 무엇인지


온 생을 경험했지만

나는 아직도 모릅니다


단 한 번도

채워진 적 없는 그것,

끝내 떠나지 않는 그리움 같은 것


아마도

죽음은 나를 완성할 것입니다


언젠가, 조용히 숨 거두는 날


나는 모든 물음에서 놓여나

텅 빈 그릇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죽음으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비로소 모든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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