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그리고 스물아홉 번째 시
생존보고
일요일은 늘 힘들다
아이들이 하나둘
잠에 굴복할 즈음
영과 육의 경계가
모호해진 나는
그림자를 타고
스며져 나온다
손 끝에 남은
마지막 기운을 끌어모아
맥주캔을 딴다
딱 그만큼
캔을 45도 기울일 만큼의
에너지가 남았다
폐허가 된 집구석
블록을 발 끝으로 밀어내고
몸을 누인다
나는
또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