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그리고 아흔두 번째 시
진부한 21세기 잠언시(늦은 밤)
모두가 잠든 밤, 잠들었던 영혼이 깨어난다. 숨어있던 차분함이 피어나고, 메말랐던 감성이 충만해지는 기분. 모처럼의 홀가분함과 자유로움을 충분히 만끽하자. 축제의 시간이다.
1분 1초가 소중하다. 이 시간은 허투루 소모시킬 수 없다. 뭔가 재밌는 걸 원하지만, 피로한 영혼에게 그런 건 없다. 말초적 재미만 좇다간 짧은 동영상이나 보다가, 공허한 피로만 쌓인다.
책을 펴자. 스탠드 불빛 아래 책을 펼치면, 왠지 모를 충만함이 있다. 지성인이 된 듯한 우쭐함도 잠시, 책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독서를 좀 했으면 이제 펜을 들자. 하루의 정리와 내일의 계획이 필요하다. 오늘 완료한 일에 줄을 긋고, 내일 할 일의 목록을 채우자. 내일 달성할 것들에 대한 기대로 기분 좋게 잠에 들 수 있다.
생각을 비우고 빨리 잠들자. 때를 넘기면 잠이 찾아오지 않는다. 잠은 삶의 보약. 깊은 잠과 선물 같은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