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단서

백, 그리고 아흔네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파멸의 단서



나는 나보다

그 사람을 더 사랑해


모든 문제는

그날 시작되었다


발이 떠버린 시소의 아이는

허둥거리며 공허한 발길질을 하지만


다시는 땅을 딛고 설 수 없다


무게추가 저쪽으로 기우는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건 하찮은 주도권 싸움 같은 게 아닌

살고 죽는 이야기


남은 방법은
시소에서 뛰어내리는 것뿐

물론
그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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