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번역가가 일하는 법
사전의 도움으로 모호한 단어를 모두 파악해서 번역했다면, 이제는 오탈자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바로 맞춤법 검사이다.
번역 작업물을 납품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면 바로 맞춤법 검사이다. 우선 완성된 파일을 여러 번 읽어 보고 어색한 표현을 다듬는 과정이 끝나면 이제 남은 과정은 맞춤법을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이미 번역문을 입력하면서 맞춤법을 고려했지만,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남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내 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이중, 삼중으로 확인한 후에 납품한다.
번역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나는 맞춤법에 조금은 과하게 신경을 쓰는 성격이었다. 실수로라도 맞춤법을 틀리면 그렇게 창피할 수 없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행여 맞춤법 실수가 생기지는 않을지 신경이 쓰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을 갖게 된 것도 맞춤법을 틀리면 안 된다는 강한 자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맞춤법 검사기는 이미 유명한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이다. 국어 전공자들도 자주 사용하는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인 만큼 꼭 번역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도 맞춤법이 궁금할 때는 항상 사용한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번역할 내용을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페이지 왼쪽에 붙여넣기를 하면, 잘못된 표현이 갖가지 색깔로 표시된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색깔로 표시된 부분들을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를 그 근거가 되는 어문 규정과 예문들로 알려 준다.
물론 아직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들도 많고, 신조어는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는 굳이 맞춤법 검사기의 해석을 따를 필요가 없다. 검사기가 제안한 내용을 읽어본 후에 납득되는 부분들만 선택해서 수정하면 된다. 수정된 내용을 한 번에 복사해서 다시 원래 내가 작성하던 파일에 붙여넣기 할 수도 있으니 참 편리하다.
다른 맞춤법 검사기들도 여러 개 사용해 봤는데 아직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만큼 정확도가 높은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언어를 다루는 일을 하는 만큼, 작은 실수도 놓치지 않도록 맞춤법 검사는 꼼꼼하게 해야 하는 필수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