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tv를 참 사랑했다.
큰 화면으로 보는 '동물의 왕국'
다큐는 사람 혼을 쏙 빼놓았다.
웅장한 스피커는 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중고로 모두 헐값에
팔아버렸다.
11년 전 아내의 말 한마디를 듣고
우리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여보!~~"
"나 임신했어!!~~~^^"
"4주야~~~~♡♡"
"....."
결혼 10년 차 인 데다가
내 나이 43세였다.
우린 부둥켜안고 강강술래를 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기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tv를 없애고 유기농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책을 읽어 주었다.
내가 목이 아프면 아내가 읽고 또 읽었다.
사랑하는 우리 아기가
책을 좋아하고 학업성적보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길 기도했다.
그렇게 우리 딸 이 나에게 왔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걸까?
아이는 공부를 하다가 휴식을 취하는 것이
' 독서'이다.
"이제 책봐!~~"
그러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나도 가능하면 독서를 함께 하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맞벌이 입장에서 어디를 보내지?
하고
고민하는 차에 책 읽는 모임 를 발견하고
지유에게 책 읽는 모임 갈래??
물어보니
1초도 쉬지 않고
"네!!!~~~~"
"좋아요!!^^"
귀청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지금도 아이는 책 읽는 모임에 가는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행복해한다.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모임에 다녀온 날에는 항상 아빠에게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얘기하고 자랑한다.
하루는 '그리스 역사'
다른 날은 '세계 자연사'
또 다른 날은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이야기하고 '인공지능 AI'를 설명한다.
시공을 넘나드는 딸의 상상력에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든다.
기나긴 강연의 마지막 즈음엔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아빠!!~"
"왜??"
"오늘부터 제 꿈은 역사학자예요!!!~~~"
나는 빙그레 웃으며
'멋지네!^^'
하며 엄지 척을 해준다.
사실 딸의 꿈은 매일 바뀐다.
월요일은 동시통역사
화요일은 운동선수
수요일은 DJ
목요일은 선생님... 등등
내일 저녁 지유의 '꿈 '은 뭘까?
순위경쟁보다는 '인문학'을 사랑하는
우리 딸 은 오늘도 새로운
'꿈'
을 캐러 도서관으로 향한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