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라면 꾸준하지 못 했을 것.
혼자서라면 꾸준하지 못 했을 것.
어렸을 때부터 뭘 해도 끝을 본 적이 없었다. 공부도, 취미도, 악기도, 미술도. 시작은 있고 끝은 없는 사람이었다.
중학생 때, 인터넷 소설에 빠졌다. 밤새 읽고 학교에서 잠들었다. 주말엔 종일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내 유일한 낙.
그러다 문득, 나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쮸와 장미태그 카페에 소설을 올렸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아했다. 이모티콘이 난무하고 맞춤법은 엉망이었지만, 사람들이 좋아했다. 뭘 해도 특출나지 않았던 내가, 처음으로 뭔가를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그래서 바로 다음 카페를 차렸다. 회원이 4,000명까지 늘었다. 그런데 운영에 시간을 쏟다 보니 정작 글을 쓸 시간이 줄었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으니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도 부족했다.
결국 또 흐지부지 그만뒀다.
그땐 미련 없이 떠났다. 그런데 서른이 넘어서 문득, 이루지 못한 꿈 하나가 떠올랐다.
아 맞다. 나 한 번도 소설 완결 내본 적 없네.
그 미련이 날 웹소설로 이끌었다. 인기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끝을 한 번 보고 싶었다. 죽이 됐든 밥이 됐든. 그렇게 1일 1집필을 시작했고, 결국 완결을 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소설을 받아줬다. 출간이 됐다. 소소하게 용돈벌이도 됐다. 끝을 보는 보상이 이렇게 행복한 줄, 처음 알았다.
다이어트도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많이 빼려는 게 아니라, 완주해보자는 것. 느려도 좋으니 목표 무게까지 한 번만 가보자. 완결이 줬던 그 기분이 또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이어트와 SNS를 시작했다.
혼자였다면 또 흐지부지됐을 것이다. 나는 인간관계가 묶이지 않으면 쉽게 느슨해지는 사람이다. 소설도 함께 써준 동료 작가들 덕분에 완결을 냈다. 다이어트도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버티고 있다. 혼자 해내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니까 도움을 받는다.
낭만 부부에서는 미니달떡 4종 세트를, 머드러기 과일상점에서는 수박을, 까치농수산과 제주그린팜에서는 단호박을, 푸른뜰에서는 참외를 보내주셨다. 인우트에서는 비누, SOYOU:소유에서는 원피스, 케이쏘잉에서는 가방, 야무진수산에서는 양념게장을 굽네몰에서는 닭가슴살과 만두와 볶음밥을 잔뜩.
나는 여러 사람들의 응원을 먹고 사는 것 같다. 오늘도 나는 그들 덕분에 움직이고, 다이어트를 한다.
브런치 연재를 빠짐없이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라이킷을 눌러주신 분들 덕분이다. 읽어주신 분들이 내 은인이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