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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JOURNE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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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Kim Mar 10. 2022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 했던 서울 작은 여행

JOURNEY DAYS : 그 해 우리는, 드라마 촬영지 '자하 슈퍼'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다. 긴 여행 부터 짧은 여행 까지 종류와 형태도 매번 다르지만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라고 이야기하는데 주저함은 없다.


평소 '계획' 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여행을 준비할때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동선을 정리하고, 사전에 파악해야 할 것들을 미리 미리 준비하는 편이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마음이 시키는대로 무작정 떠날때가 있다. 


종로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오래된 슈퍼, '자하 슈퍼' 를 찾았던 날은 특히나 별다른 계획이 없이 무작정 서울로 출발 했던 날 이었다.



#자하 슈퍼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42길 57

[지번]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영동 158-5

✔︎ Check Point : '그 해 우리는' 촬영 장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하 슈퍼'



아무런 목적지도 계획도 없이 찾았던 서울. 어디론가 집 밖으로 나서고 싶고, 오직 한나절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10번 중 7번은 서울로 여행을 떠난다.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모든 여행지들이 그렇듯, 서울은 언제나 새롭다. 사람이 많을때와 적을때, 낮과 밤, 그리고 계절마다 다르다. 최소 하나의 여행지는 이 모든 상황에 대입해서 즐겼을때야 말로 비로소 '아 나는 이곳을 이제야 이해 했다.'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출처 : 그 해 우리는 SBS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무작정 서울 골목 골목을 여행하다 문득 찾게 된 '자하 슈퍼' 는 사실 최근 푹 빠져 있는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의 촬영지이다. '그 해 우리는' 이전에도 몇몇 드라마 촬영지로 이곳이 등장했는데,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 처럼 길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옛스럽고, 아담한 가게, 그리고 가게 앞에 놓여져 있는 평상 까지, 정말 제대로 클래식 하기 때문에 이곳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촬영지가 아닐까 싶다.


'그 해 우리는' 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중요한 순간,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하 슈퍼는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었고, 지금은 많이 찾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로서 여전히 관광객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아 여행 기록을 남기고, 잠시 머물렀다 떠나곤 하고 있다.



@출처 : 그 해 우리는 SBS 공식 홈페이지





여행은 꼭 거창하게 짐을 챙기고, 비행기를 타거나, 숙소를 잡고 하루 이상 밖에서 잠을 청해야만 여행이 아니다. 그저 한나절이고 반나절이고, 정처 없이 떠나보더라도 충분히 기억에 남을 여행을 만들 수 있다.


아무런 목적지 없이 떠났던 서울 드라이브. 우연히 종로 근처를 떠돌다가 문득 머리를 시쳤던 '그 해 우리는' 의 기억. 잠시 차를 멈추고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낸 이곳의 위치. 그리고 마침 지금 위치한 곳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에 이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의 만족감. 


그동안 수없이 다녔던 서울 길이지만 우연히 정하게 된 새로운 목적지로 향하는 시간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길을 따라 자하 슈퍼로 향하는 동안 만나게 된 낯선 풍경들, 조용하게 굽이 굽이 천이 흐르는 경치까지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이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었고, 마침내 만난 목적지는 마치 내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 처럼 큰 행복감을 주었다. 



그래. 이번 여행도 이정도면 성공이야.







01. Epilogue


쉽게 생각하면 쉽고,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하고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이 복잡한 것이 여행이다.


인생은 여행이란 말이 있다. 상투적이고 식상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정말 여행이라면, 만약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아주 긴 여행이라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기 보다 '단순하게 중간 중간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본다...' 정도로 생각하면, 그것도 제법 괜찮은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계획이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또 어떠한가. 계획이 있으면 그 계획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바쁘고 알차게 뛰어 다니는 재미가 있고, 계획이 없다면 내 마음이 이끄는대로 자유롭게 얼마 든지 떠나보는 재미로 가득 할 텐데. 


그렇다. 여행,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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