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창고 Sep 04. 2015

이해관계의 조정자? 분란을 일으키는 자?

기획 업무의 대략 난감함이 여기에 있습니다...

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우리 팀에서는 해외 경쟁사의 아시아 지역 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만 M&A는 기획부서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그 일이 어느 정도 공론화가 되고 나서 팀장님이 구매 담당 임원과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그 임원께서 '그럼 원료는?'하고 불만 잔뜩 섞인 목소리로 한 마디

내뱉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야기인즉슨,

M&A건이다 보니 팀내에서 최대 보안 유지를 하면서 진행했고 임원들조차도 일의 진행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가 점점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에서 현업 부서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되어서야 기획팀에서 도움을 요청을 하니 임원들이 짜증이 난 것이지요.


사실 기획부서는 무언가를 자신만의 힘으로 무언가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조직은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것까지가 기획의 기능입니다.

이 단계가 끝나면 현업부서의 영역으로 넘겨서 실행하게 하면 되는데 이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데 있어서 현업부서의 도움이 절대적인데 위의 사례같이 보안이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경우는 '무엇 때문에 이런 정보가 필요하다'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그냥 거의 막무가내로 또는 사정해서 정보를 얻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일이 쌓이다 보면 기획 업무를 하는 이들을 점점 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노골적으로 자료 및 정보 공유를 기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본의 아니게 사내에서 갈등 유발자가 되어 버리는 겁니다.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기획 부서는 부서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객관적'일 수 있는 부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특히 사업기획의 경우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업기획은 일종의 종합예술입니다. 영업, 구매, 재무는 물론 물류에서 총무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 기존 조직의 이해관계의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면

환영받고 분위기도 좋을텐데 문제는 이게 새로운 일을 위해서일때는 문제가 커집니다.

다 잘 아니까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해관계를 조율하려고 다 잘 아는게

아니라 새로운 이해관계를 만들어 내려고 아는 경우가 많다는게 문제입니다.

솔직히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기획부서의 철저한 이해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니

현업부서는 마냥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안 그래도 일 많거든요...


한마디로 기획부서는

뭔가 대단한 일을 쉬쉬하면서 많이 하고는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막상 무엇인지는 주변인들은 잘 모르는 그런 부서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졸려서 그런지 글이 좀 꼬이네요,

맑은 정신에 수정해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기획력 ≒ 편집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