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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Sep 17. 2015

사은품, 또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

참, 배경 이미지는 글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몇 년 전에 모 은행에 펀드를 하나 가입했습니다. 

근데 한 가지 놀랐고 솔직히 조금 기분이 좋았던 것은 전용 창구로 안내하더니 1:1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 입니다.

사실 그리 큰 금액을 넣는 것도 아니라서 조금은

과분한(?) 대우라고 생각했죠. 

더 좋았던 건 사은품을 준다는 겁니다.

고르라고 하더군요, 치약 set와 우산 중에서.

지난번에 치약을 받았기에 이번에는 사무실에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을 생각으로 우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비가 오길래 그 우산을 쓰려고 펼치는

순간 기분이 좀 애매해졌습니다.

색깔은 그렇다고 해도 그 은행의 이름 및 로고가

우산 전체에 '도배'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

'내 돈 내고 금융 상품 가입했는데 내가 왜

이 은행 광고를 해야 하지?' 


사은품은 꽤 훌륭한, 고객의 loyalty를 높이는

도구입니다.

사은품을 준다고 반드시 그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나 (저는 구매 활동 시 사은품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것을 받는 순간 기분이 좋고 다음에도 그 업체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위의 경우처럼 별 기대도 없었는데 받게 되는 경우에요.

이런 이유로 사은품이 매출 신장에 기여하는 바는

참 클 것이고 고객이 지갑을 열게 하는데 훌륭한

 incentive로 작용을 할 겁니다.

(모 백화점은 경품으로 아파트도 걸더군요, 경찰

입회하에  어린아이가 추첨하게 하면서). 


그러나 저에게는 이번 사은품은 그닥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위에서 제기한 질문처럼 내가 왜 그들의 광고 모델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매월 꼬박꼬박 내 돈 내면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그 우산 얼마 전에 지하철에 놓고 내렸습니다. 

한 번 더 꽈서 생각을 해보니 아마 제가 고액의 상품에 가입을 했다면, 뭔가 급이 다른, 최소한 로고는 찍히지 않은 것으로 받않았을까요?

돈 얼마 안 내면서(사실, 그 돈 적은 돈 아닙니다, 제 월급 수준에;) 뭐 이리 말이 많냐고요? 그냥 좀 씁쓸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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