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혼란스럽다, 홈즈인지 슈트 벗은 아이언맨인지. 묘하다, 아인슈타인을 이종격투기 링에 올린 것은 아닌지 ★★★
1. 오락영화로서 기본은 하는 영화입니다.
창의성과 기지가 돋보이는 각색도 나름
괜찮고요, 연출력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각색의 대상이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는 것에 있습니다.
셜록 홈즈가 주인공인 장단편들에서 홈즈라는
캐릭터의 파편을 모아 멋지게 새로운 인물을
(물론 왓슨 포함입니다) 창조하려는 감독의
시도는 높이 평가합니다만 솔직한 심정은
참 혼란스럽다는 것입니다.
2. 왜 이리 혼란스러울까 생각에 생각을 해보니
홈즈라는 인물, 그리고 왓슨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지나치게 재해석을 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홈즈는 합리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몸을 사용하는 것도 물론 남에게 뒤지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사고에 기반한
논리적 추리로 범인을 찾아가는 탐정이지요.
그런데 이 시리즈는 합리성이라는 캐릭터에
집중하는 대신에 볼거리에 치중하면서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살리는데
더 가중치를 두고 마치 아인슈타인을
이종격투기 선수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그런
재창조를 감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낯선 홈즈와 왓슨을 만나니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3. 홈즈의 4편의 장편과 56편의 단편을 거의
외우다시피 읽고 또 읽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거의 황홀하다 싶을 정도의
즐거웠던 독서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이
영화들을 보고 난 후에 내가 뭔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확인 작업을 해보고자(그리고 너무
좋아했던 시리즈인지라) 전집을 다시
구매했습니다.
(모 출판사에서 50% 할인행사를 하더군요,
그래서 질렀습니다^^)
주인공이 홈즈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당황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찬찬히 읽으면서 영화와 연결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