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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Jan 03. 2016

한비자 공부(4) - 주도(主道)편(1)

#1

군주는 마음을 비우고 고요한 채로 신하를 대하고,

신하가 스스로 말하게 하며, 그 책임을 지우고

일이 자연스럽게 실행되기를 기다립니다.

... 말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말하게 하고,

일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일하도록 합니다.


군주는 책임을 지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묻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신하들이 그들의 직무에 맞게

스스로 말하게 하며 그 말과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게해야 합니다.


사장의 자리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결정을 하는 자리, 지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말하게 하고 행동하게 하고 책임을 지게

하는 자리 아닐까요? 아마도 가장 탁월한 리더십은 스스로 일하게 하고 또한 스스로 '기쁘게' 책임지게 만드는, 그런 리더십 아닐까요?


조금 곁길로 샙니다만, 현대 기업조직은  어떤가요?직장 생활 경력이 긴 편은 아니나 현재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감히 이야기해본다면, 특히 임원의 자리는 '성과'를 내고 인정받아 올라가는 자리이지 '책임'을 져서 올라가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이 조심스러운,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성과는 건지고 책임은 어디로든 토스해야 위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사장의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가는 걸까요,

특히 오너가 아니고 월급쟁이 사장의 경우에

말이지요. 성과를 탁월하게 내서일까요, 책임을 져서 일까요,아니면 둘 다?    


#2

군주 된 사람은 자기의 바라는 바를 나타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이렇게 하고 싶다든지

이런 것을 좋아한다든지 하는 마음을 신하에게

알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만약 군주가 그의

바라는 바를 나타내고 자기의 좋고 싫은 것을

밝히면, 신하 된 자는 마음에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군주의 마음에 영합하도록 꾸미게 됩니다.


군주는 좋다든가 싫다든가 하는 말을 하지 말고

다만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구하고, 좋은 점이 있으면

반드시 이를 채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군주가 좋아하는 것도 버리고 싫어하는 것도

버린다면 신하는 비로소 그 소질의 전부를 보여주게 됩니다. 또 군주가 교묘함도 버리고 지혜도 버린다면 신하는 군주의 의향을 알 길이 없어 스스로 경계하게 됩니다.


리더가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다는 것은 일을 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어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애기는 어떤 형태든지간에 책임 소재를 남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1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스스로가 책임을 묻는 자리에 있는지 책임을 묻는 자리에 있는지 냉정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처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리더 및 의사 결정권자가 최고의 결정을 하고 싶으면 부하들에게 가능한 많은 것을 끄집어내고 또 그것들을 잘 정리해서 취사선택 및 발전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 가능한 많이 들어야 하는데 많이

듣고 싶으면 본인의 선호는 머리 속에서 마음 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말 그대로 객관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눈치가 빠릅니다. 특히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지근거리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윗사람의 의중 파악에 탁월하게 특화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마음을 읽힌다, 그건 그대로 하라는 이야기와 다름 아닙니다.


부하의 입장에서는 삼국지에 나오는 '계륵'의 고사를 늘 기억하고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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