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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Feb 10. 2016

한비자 공부(8) - 유도(有度)편(3)

#1

신하는 비유컨대 손과 같은 존재입니다.

즉 위로는 머리를 다듬고 아래로는 발을

닦아야 하는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한비자에서 큰 배움을 얻은 

구절 중 하나입니다)

 

우선 상사의, 특히 사장의 머리를 잘 다듬어

주어야 합니다. 그의 마음을 적절히 헤아려

골치아파 하는 부분이 있으면 시원하게 긁어

주고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계륵'의 고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너무 헤아려서 마음을 읽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을 닦는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현재

중간 관리자로서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후배 직원들의 발을 잘 닦아주고 있는가,

그들의 골치 아픈 부분들, 힘들어 하는 부분을

잘 풀어 주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이를 통해

이들의,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는가.


발에 찌든 때가 있는 경우는 어떻해야 할까요?

다소 고통이 따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전하게

제거해야 모든 것이 깔끔해지겠지요? 닦는 이도,

닦이는 당사자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일 것 입니다.


#2

세상에는 작록을 가볍게 여기고 자기 나라를 떠나는 것을 쉽게 생각하며 군주를 선택하는 자가 있는데, 그러한 신하는 결코 청렴한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신 한비의 생각입니다.


한비자는 그의 저서 곳곳에서 유가의 가치체계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가에서 이상적으로 여기는 청렴한 신하들의 전형인 '백이'와 '숙제' 등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을 가합니다. 신하라면 모름지기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직무를 완수하여야 하는데 '제멋대로', 본인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음대로 떠나 버리는 것은 신하로서 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어떻게 보면 충성심에 보다 가중치를 두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가치 중립적으로, 오직 일과 성과에만 집중하라는 주장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떤 형태던 조직의 기강과 안정성을 저해하는 사람과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한비자의 조직중심적이고 왕 중심적인 통치철학의

단면을 볼 수 있다는 입니다.


요즘은 반대의 일들이 많이 벌어지지요?

그 자리에 있을 때는 소극적으로, 괴로워하지만

순응하고 월급받고 지내다가, 그 조직을 떠나는 순간 욕(?)을 하기 시작하는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책을 써서 적나라하게 내부 이야기를 '까발리기도' 하지요) 뒤늦었지만 그 용기와 과감함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지만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글쎄요 입니다, 왜 그 자리에 있을때는 가만히 있었을까요? 왜 나중에 그럴까요?


#3

그 모든 법의 근본이 되는 권위는 군주 된 자가 홀로 장악해야 하며 신하에게 빌려 주어서는 안 됩니다.


권위의 실체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절대로 empowerment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한 침해는 체제에 대한 반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입니다.

빌려줄 것이 따로 있지요, 생명줄빌려주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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