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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Feb 28. 2016

한비자 공부(11) - 이병(二柄)편(3)

#1

군주가 자신의 원하는 바를 밝히면 신하들은

군주의 뜻에 영합하고자 각가지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군주 된 사람이 저것이 좋다든가 이것이 싫다든가

하는 태도를 나타내지 않고 조용히 살핀다면

신하의 본심을 명백히 간파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 임금은 신하에게 속는 일이 없습니다.


군주가, 사장이 자신의 뜻을 밝히고 원하는 바를

말하면, 신하들은 그 뜻에 맞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기 마련입니다. 상사의 기분을 맞추고 그의

뜻에 절대 충성하고 있다는 것을 showing하고자

하는 것은 어찌보면 인지상정입니다. 


여기서, 임금의, 사장의 관점에서 이런 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금이나 사장이 자신의 뜻을 밝힌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이야기했다는

것이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책임 소재가 본인에게 

있음을 명시하는 것이 됩니다.


임금과 사장의 자리는, 물론 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리임에는 맞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조금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한비자의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임금이, 사장이 직접 의사표현을

해서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은 위험하며, 아랫 

사람들이 자신의 방향에 맞추도록 잘 drive해서

안을 만들어 오면 그것들에 대해서 '윤허'하는

절차로 가야지, 말 그대로 상명하복으로 가면

안 된다는 것 입니다.


#2

대체로 신하 된 자는 반드시 군주를 사랑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출세하여 신분이

높아지고 생활이 안락해지는 등의 군주에게서

받게 될 이익 때문에 섬기는 것 입니다.


너무 쓸쓸하고 냉랭한 이야기인가요?

그런데 이게 사회 생활의, 조직 생활의 숨어 있는

본질이라고 여겨지는 걸 보면, 세상의 때가

너무 많이 뭍었나 봅니다. 아니면 세상을, 

조직 내에서의 인간 관계를 너무 씨니컬하게

보는 것이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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