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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Apr 30. 2016

공부할 권리 - 정여울

이 책에는 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 시간표도

선생님도 없는 나만의 작은 마음의 학교에서

스스로 배우고 익힌 배움의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 정여울이 책과 영화를 통해 지난 10여년간

배운 것을 경쾌하면서 진중하게 쓴 책입니다.

'책'이라는 학교를 통해 배운 것들을 힘을 빼고

썼는데요, 결론적으로 상당히 유익하고 좋은

책입니다.


제목 보고 충동구매한 책인데 기대 이상이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책들, 즉 작가가 자신이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들을 좋아해서 나름 열심히 찾아 읽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읽은 비슷한 유형의 책들을 적어 보니 다음 정도네요 :


'헤럴드 볼룸의 독서의 기술' (헤럴드 블룸)

'보통의 독자' (버지니아 울프)

'왜 고전을 읽는가' (이탈로 칼비노)

'읽다' (김영하)

'작가의 책' (패멀라 폴)


정여울 작가의 이번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힘을 빼고 쉽게 썼다는 것 입니다. 즉 비평가로 또는 문학 전공자로 쓴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한 사람의 독자로서 썼다는 것 인데요, 이 부분에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헤럴드 블룸, 버지니아 울프, 이탈로 칼비노 등의 책도 참 좋은 책들이기는 하지만 저같비전문가가 읽기에는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 있고 또 어렵습니다)


나만의 고전 리스트, 즉 나에게 힐링을 줘서 두 번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만들고 싶으신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입니다.


'책을 살아내는 실천'이라는 책 중의 소제목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네요. 읽는 이유가 결국 잘 살기 위함일텐데 얼마나 실천하려 노력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 인상깊은 문장들


문자 중독은 행복한 중독이지요. 무언가를

읽어야만 저는 진정 살아 있습니다.


너는 언제나 당연히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네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매순간

너의 필요를 스스로 증명할 뿐이라고.


현대인은 아픔에서 도망치느라 아픔이 가르쳐

주는 진실을 외면해 온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정의는 어느날 갑자기 이식되는 것이 아닙니다.

불의와의 끊임없는 결투를 통해서만 정의로움의

감각은 단단히 담금질 됩니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보라. 인간은 자기가 사랑하는 도구의 도구가 되어 버렸다.


모든 것을 분석하고 해부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인간의, 인간을 향한 폭력이 아닐까요?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


철학이란 나와 너무도 다른 당신의 온갖 차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아닐까.


왜 힘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 문제가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가정 자체를 안 해보는 것일까요?


세상은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 무서운 세상을 아무도 바꾸려 들지 않는다면 그것이 훨씬 더 무서운 세상 아닐까요?


배움의 기쁨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배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찾는 것 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작가지만, 저자가 된다는 것은 출판과 마케팅에 관련된 온갖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뎌야만 가능합니다.


책을 살아내는 실천


우리 청각의 한계 : 인간은 대답할 수 있는 질문만을 듣는다.


나무들은 왜 그들 뿌리의 찬란함을 숨기지?


어떻게 하면 내 그림자를 인정하고 이를 가장 잘 이용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 시간표도 선생님도 없는 나만의 작은 마음의 학교에서 스스로 배우고 익힌 배움의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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