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1)

우선, 사기 세가를 통해서 살펴봅니다.

by 생각창고

1. 사마천의 사기는 크게 표/서, 본기, 세가, 열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서는 연표로 이해하면 되고요, 본기는 우리로 따지면 조선왕조실록의 확장판이고요(하나의 왕조만의 기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가는 왕족 및 왕족에 준하는 이들에 대한 기록이고, 열전은 당대의 유명한 이들에 대한 간략한 평전이자 기록입니다.


2. 공자는 왕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왕족의 기록인 '세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만큼 그 시대에도 비중이 컸던 인물임에 틀림없는데요, 이 '세가'를 읽어 보면 공자라는 인물에 대한 상당히 흥미 있는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공자세가편에 사상가로서, 행정가로서의 면모가 비교적 자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3. 공자는 기원전 551년에 태어나서 479년까지 살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구(丘)인데 이는 원래 사방이 높고 중앙이 낮은 언덕의 모양을 나타내는 한자입니다. 그가 태어났을 때 머리가 움푹 패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아버지인 숙양흘이 어머니 안씨와 야합(野合)해서 그를 낳았다고 하는데 이 '야합'이라는 단어는 정상적인 부부 관계가 아닌 가운데 관계를 가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천하게 살았는데 키는 9척 6촌의 장신이어서 사람들이 모두 '키다리'라고 불렀다고 하죠, 한마디로, 외모는 볼품없었고 가진 것 없는 그런 인생이었던 것이지요.


공자의 초상입니다. 키가 정말 그렇게 큰지는 잘 모르겠네요^^


4. 나이 50이 넘어서 지금의 법무부 장관격인 대사구(大司寇) 가 되었습니다. 이 이전까지 공자는 자신이 추구한 도를 시험해볼 곳이 없음과 등용되지 못함을 답답해했습니다. 56세의 나이에 대사구로서 재상의 일을 맡게 되었는데 사마천의 표현을 빌리면 이 시기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고 합니다.(그리고 그가 얼마나 행정 및 통치 업무를 잘 수행했는지 이웃나라였던 제나라 사람들이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그가 통치를 잘해서 노나라가 부강해지면 자연스럽게 이웃인 제나라를 정복하려 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시기가 공자가 본인의 행정가요 정치가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드러내고 산 유일한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한마디로 그는 그가 추구하던 도를 기반으로 국가를 운영해보고 싶어 하던, 요즘 표현으로 말하면 일종의 고위 행정직 공무원 지망자 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고 도를 닦고 소위 썰만 푸는 그런 류의 사상가요 학자 타입은 아니었고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심을 결코 숨기며 살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는 공자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며 많은 당시의 사상가들이 본인들을 알아봐 줄 주인을 찾아 전국을 유세하며 떠돌았고 간혹 벼슬을 얻어서 본인의 경륜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사실 공자는 한 곳에 정착해서 그의 이상과 경륜을 펼치며 지낸 세월보다 천하를 떠돌아 다니며 자신을 잘 활용해줄 주인을 찾으러 다닌 시간이 훨씬 더 깁니다.)


이 쯤에서 공자에 대한 조심스러운 1차 결론을 내본다면 그는 결코 형이상학적인 지식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가 깨우친 도로 나라를 통치해서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던, 그런 정치가요 행정가였습니다.


5. 조금 옆길로 샙니다만 세가의 기록을 읽다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데요, 특히 당시의 사람들이 '유가'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 제나라의 재상이었안영(안평중)이 제나라 땅에 공자를 봉하려는 왕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무릇 유학자는 말 재간이 있고 융통성을 잘 부려 법으로 규제할 수 없으며, 거만하고 제멋대로 하니 아랫 사람으로 두기 어려우며, 상례를 중시하여 슬픔을 다한다며 파산까지 하면서 큰 장례를 치르니 그들의 예법을 풍속으로 삼기 어렵고, 도처에 유세 다니며 관직이나 후한 녹을 바라니 나라의 정치를 맡길 수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실속없이 폼이나 잡고 말재간만 좋으며 관직 욕심이나 내면서 허례허식을 일삼으니 나라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자는 평생을 주나라의 법도를 준수하고 또 그를 기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습니다. 이런 측면들 때문에 보는 이에 따라서는 허례허식에 집착하며 생산적이지 않고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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