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평]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무라카미 하루키

by 생각창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작입니다. 좋게 말하면 풋풋함과 자유로움이 충만하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짜임새 없으면서 산만한 작품입니다. 아마도 그의 출세작인 '노르웨이의 숲'의 원형, 아니 스케치 또는 설계도에 해당하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방황하는 청춘들, 사람들의 방황하는 모습만 시종일관 줄기차게 그립니다. 방황을 왜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은 어디인지에 대해서 질문조차 던지지 않았던 시대를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형식도 자유롭고 일관된 주제를 찾기도 쉽지 않아서(뭐, 방황하는 영혼들의 방황하는 모습을 그리는 작품이니 일관성 및 탄탄한 구성과 캐릭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이겠지요?)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노르웨이의 숲'이 훨씬 덜 지루합니다. 비슷한 주제와 캐릭터들을 다루고 있으나 결국 이야기의 밀도와 구성의 짜임새의 차이이겠지요, 하여간 읽는데 인내심이 좀 필요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하루키를 있게 만들어준 출발점이 되어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인 가치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루키의 팬이라면,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 및 글쓰기의 변천사를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일독을 추천드립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7년 5월 독서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