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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Aug 14. 2015

디스트릭트 9

닐 블룸캠프 감독


*한줄평 : 재미있고 교훈적이며 철학적인 SF영화 ★★★★


1.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이 제작했다는 것을 전면 카피로 사용한, 즉 감독이나 출연진들이 우리에게는 많이 낯선 영화입니다. 그런데 던지는 메시지나 구성의 탄탄함은 감탄을 하게 만듭니다.

SF라는 장르를 통해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던지고 그러면서도 볼거리들도 놓치지 않고 갈 수 있다니,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차용도 신선하게 SF 장르에 잘 접목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어눌한 대사 처리도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네요.


2. 이 영화를 SF라는, 특히 특수효과나 볼거리에 치중해서 보면 솔직히 그렇게 인상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사실 보는 내내 이 영화는 하드 고어 무비에 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잔인하다면 잔인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산산이 부서지는 장면은 정말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하지만 탄탄한 구성에 기반한 탁월한 이야기 전개가 장르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기존의 SF영화의 공식(외계인 침공 → 지구인들의 방어 및 영웅의 탄생 → 승리 또는 멸망)을 철저히 멀리하면서 다른 이야기 전개를 선보이는데요, 이게 신선하고 독창적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현실의 모순과 범죄에 가까운 편견, 그로 인한 혼란과 비참함. 그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편견의 대상이 되는 이들. 사실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을 '틀림'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기준을 들이대며 강요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외계인을 대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그대로 반영된 것은 아닐까 합니다.

   

주변에 우리가 외계인 취급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네요.

   

물론, 외계인들 스스로의 책임도 있습니다.

(불과 20여 년 만에 그렇게 바뀌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모든 일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믿는 저로서는, 어느게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인간들의 핍박과 편견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그들이 원래 그래서 그런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인지. 하여간,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3. 허점도 좀 보입니다.

무기 수준이나 과학기술 수준이 지구인들보다 훨씬 탁월해 보이는 외계인들이 왜 체계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고양이 먹이에나 집착하는 가축 수준으로 살고 있는 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요. 중요한 물질인 유동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인간을 외계인으로 변화시키는 물질이 어떻게 그 거대한 우주선을 움직이게 하는 연료로 기능할 수 있는지도 많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4. SF 장르를 별로 안 좋아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감상했는데요, SF라는 장르를 뛰어넘는 멋진 SF영화였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사시킨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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