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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우주 Feb 25. 2019

토스 이승건 대표님이 청년 창업가에게 전하는 말

<청년 창업 컨퍼런스 : ATTENTION> 후기

저는 자기개발서나 성공한 사람의 강연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딱히 제 입장에서 와닿지도 않거니와 그저 남의 자랑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공은 대부분 적절한 타이밍과 운이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의 성공 신화가 별로 공감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uPhHPO98M84


그런 염세적인 제가 오랜만에 한껏 자극 받게 만든 영상이에요. 영상을 통해 아시다싶이, 토스 이승건 대표님은 치과의사 출신의 IT 창업가로, 단편 송금앱 Toss를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성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키워내신 분입니다. 만약 결과만 주구장창 얘기하면, 또 흔한 자기개발을 빙자한 셀프 칭찬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치만 이 영상을 보고나니, 토스라는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어려웠는지 그 과정을 중심으로 알게 되어서 좋았고, 이승건 대표님이 정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속했던 동아리 10주년 행사인 <청년 창업 컨퍼런스 : ATTENTION>에 대표님이 기조 연설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바로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컨퍼런스에서 들은 대표님의 말과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 중, 제 마음에 와닿았던 것을 위주로 공유합니다.


※ 원래는 올릴 생각이 없었던지라, 녹음 없이 제가 인상 깊게 들은 거만 간단히 메모하면서 들었어요. 그래서 정확한 말을 옮기진 못 했으니 뉘앙스만 봐주세요!!!
 ※ 컨퍼런스에 온 사람들이 거의 창업에 관심있는 대학생이고, 주제가 '청년 창업'이었음을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기술 혁신을 통해 이 세계를 영원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
 

우선 강연의 첫 시작은, 토스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서울대 치대 출신에, 미래가 유망한 치과의사가 왜 핀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그 시작은 행복하기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 이승건 대표님이 생각하는, 인생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걸 하면 된다'입니다. 그리고 이승건 대표님 본인은 '기술 혁신을 통해 이 세계를 영원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었고, 그걸 실천에 옮겼을 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치과의사면서 '기술 혁신'이냐 하면, 인류의 혁명은 역사상 ‘기술혁신'에서 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여성 참정권을 얻을 수 있었 던 원인은, 정치적인 움직임에 앞서서 '세탁기의 발명' 덕분이라고 합니다. 세탁기로 인해 여성들이 가사노동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고, 그 덕에 여성들이 정치에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죠.


아무튼 대표님은 흔들리지 않는 소명이자 삶의 목표를 찾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창업에 도전하셨다고 합니다. 치과 의사라는 안정적인 조건을 포기하는게 쉽진 않았지만, 인생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이 이것 밖에 안남았고,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게 이것 뿐이었다고 해요.


이 때 제가 강연 중 가장 인상적으로 들었던 말을 해주셨어요.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하는 길이 쉬운 것은 아니다. 처음 3~4년 정도는 정말 많은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동년배보다 훠얼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말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저 역시도 예비 취준생으로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루려고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인정하고, 그걸 각오하고 나아가는 것이 저에겐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대표님의 이런 뚝심있는 가치관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신 모습이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리스펙!)


창업해서 기업의 근간을 세우는데 많은 양의 독서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지금의 토스의 기업 문화를 만들게 도와준 책이라고 하시며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와 '공화주의'라는 책 두 권을 추천해주셨어요. 강연 끝나고 바로 교보문구 가서 첫 번 째 책을 읽어 봤는데 대표님이 바라보는 이상적인 기업과 직원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토스의 기업 구조와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대표님


기업은 집단으로 모여서 꿈을 이루는 곳


앞 부분에서는 창업을 결심하게 된 개인적인 스토리였다면, 그 다음으로는 창업과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이제 저는 창업엔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의 '기업'과 '조직문화'에 대한 관점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대표님의 가치관을 듣고나니, 왜 토스의 회사명이 '비바리퍼블리카(공화국 만세)'인지 알 것 같더라구요. 한편으로, 이런 분을 대표로 모시고 있으면 직원으로써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 창업가가 가장 필요한 것은 integrity(진정성). 이는 사람을 가장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는 것. 진정성이 있으면 안 되던게 되고, value가 생기게 된다.


2. 베타 기업의 특징

사람은 왜 일하는가? 자신이 그 일의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에 일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해야 한다고 믿는 일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베타기업의 조직 구조와 인간관.
토스가 100명 정도 직원임에도  50개 정도의 프로덕트 라인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cell과 silo 구조 덕분이다.

베타 기업의 유일한 단점은, 개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의 압력을 회사만 받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그대로 받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개개인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이 환경에선 개인의 포텐셜이 중요하다. (+토스에서 영업사원에서 전략가가 된 사례를 소개하셨어요.)


3. 인사고과는 가부장 시대의 유산이므로 거부한다. 리더는 저절로 표가 난다. 왜냐면, 일하다보면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사람이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리더라는 이름만 올려지는 것이다. 리더이기 때문에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동료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이 리더인 것.


4. (예시) 남극탐험 모집을 신문에 내자, 절박하고 간절한 사람을 모아 남극 탐험을 갈 수 있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철학과 공감이 있는 사람 뿐이 남극 탐험을 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업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고, 회사가 만들고자 한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만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소개)


5. 토스는 18개 정도의 스크럼으로 조직되어있다. 팀에는 개발자, 다지아너 등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여있다. 팀이 떨어져도 창업할 수 있을 정도로 완결된 조직으로 되어 있음. 팀에서 결정하고 만들어낸 성과만큼 크리딧을 가져간다.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20명 정도. '100명의 100만장자를 만들자'가 토스의 목표.


6. 토스에서는 최대한의 복지를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지출과 비용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신념을 실천할 수 있는가이기 때문이다.


startup = growth,  스타트업은 오로지 성장에만 집중하기 위해 조직화된 집단
주당 7% 성장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이 아니다.  


7. business execution <-> business experiment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면 대부분 틀린다. 다시 가설 만들고 실험하고 하면 학습이 되고, 그걸 모아놓고 보면  기업이 된다. 기존 경영학은 고객과, 상품과, 마켓이 정해져있는 것에 관한 것(business execution) 반면 비즈니스의 초반에는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business experiment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보니 키가 너무 크셔서 놀랐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할 수 있는 세션으로 넘어갔는데요, 즉석에서 질문을 받아 이승건 대표님이 답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답변을 공유합니다. 이 파트 역시 대표님의 말을 온전히 옮기진 않았고 짧게 메모해둔 사항을 글로 풀어 쓰다보니, 말하고자 한 바를 정확히 담지는 못했습니다. 뉘앙스만 봐주세요.


하루에 얼마나 공부하는지?

-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 전부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 창업 초기엔 공부와 일의 비중이 반반이었다면, 요새는 일은 12시간, 공부는 3~4시간 하고 있다. 중요한건 얼마나 많이 하는 것. 주당 100시간 이상 일하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다 알게 될 때까지 한다. 똑똑한 성장은 없다. (= 성공이나 배움엔 지름길은 없고, 어느정도의 절대적인 시간은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 예시로, 테슬라는 전직원이 주당 80시간 근무한다.


토스에 들어가려면? (=어떤 사람을 뽑나요?)

-밥 먹고 잠자는 시간 빼고, 그것(자신의 일)만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모시고 있다. 그런 이유로, 토스는 일 외에 신경 쓸 거리가 없도록 완벽하게 서포트하는 업무 환경을 갖췄다. 슈바이처는 새벽에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감명받아서 새벽 4시에 갑자기 비행기표 끊고 와이프와 아이들을 두고 떠난 사람이다. 이것까진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치과의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분야 IT창업이 어떻게 가능했는가?

-회사 초기엔 전문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초반엔 나도 직접 기획, 비즈니스 설계, 디자인까지 했다. 회사가 커지고서는 대표가 해야할 일에 집중했다.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표는 Core Vision이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굳게 믿는 신념과, 밀고 나가는 힘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게 틀릴 수 있다. 그러면 고칠 수도 있어야 한다. 경직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모두 가져아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앞으로 많은 반대와 실패가 있을 거다. 거기에 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아직 어려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이게 정말 부럽다. 자신의 뜻대로 밀고나갈 필요가 있다.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 미래를 꿈꿨으면 좋겠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토스를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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