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에서 만난 가장 특별한 아이
사범대학교를 졸업하던 해 24살에 첫 임용고사에 합격한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평가하고 성장시키는 교사라는 일을 좋아하고 익숙해지는 일상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엄마가 되면서 엄마로 사는 삶에서 인생이 뒤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두 돌 넘은 자녀가 엄마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 돌이 되어 아이는 병원에서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게 되었고 제 아이와의 지난 14년은 엄마로서도 교사로서도 쉽지 않았습니다.
육아는 많은 부모가 짊어지는 짐이지만 저는 이 독특한 아이를 양육했던 이야기를 꺼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글이 세상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의 특별한 아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달라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치료와 헌신을 넘어선 곳에 비로소 발견한 엄마 자기 행복과 자아 찾기에 대한 기록입니다.
내가 내리막길을 걷는다고 해서 울면서 내려가기보다는 옆에 있는 꽃 한 송이를 보며 웃으면서 내려갈 권리가 있습니다. 내리막길이라고 해서 인생이 잘못되거나 실패한 것도 아닙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고통의 순간 속에서도 행복을 선택하는 주체적인 힘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연재를 통해 몇 가지 메시지를 전하길 원합니다.
1. 나 자신의 자기 효능감 찾기 –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가 느끼는 죄책감과 자존감 저하의 늪에서 벗어나 교사로서의 나의 삶과 엄마로서의 나의 역할을 분리하고 주체적으로 나 자신을 되찾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2. 다름을 대하는 따뜻한 지혜 – 아이를 내 자식이 아닌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저의 양육 태도를 공유하고 아이의 독특함에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객관적인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심리적 거리두기의 지혜를 나눕니다. 이는 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모든 자녀를 둔 독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관계의 통찰입니다.
3. 삶에 던져진 문제에 대한 자세– 아이의 장애, 쿠싱 증후군, 암 투병까지 인생에 닥친 어려움이나 짐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그 안에서 얻은 인내, 공감 능력,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결국 나에게 돌아온 귀한 선물임을 깨닫는 과정을 공유하여 각자의 삶에 처한 삶의 문제에서도 새로운 성장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글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돌 무발화 시기부터 시작된 자폐 진단을 받은 과정과 초기 치료과정의 치열함을 담았습니다. 6년의 휴직을 통해 아이의 정상 발달을 목표로 치료에 열중했던 좌절과 희망의 순간들이 녹아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었을 때 복직을 하게 되었고 교사로서의 행복과 장애 아동의 엄마의 책임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균형이 잡히는 과정을 다루고 활동 보조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엄마의 삶을 찾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복직하고 5년 뒤 쿠싱 증후군이라는 질병이 생기게 되고 학기 중에 급하게 병가를 내고 수술을 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생활기록부는 매우 중요해서 휴직하지 못하고 병가를 내고 수술을 하고 복직해서 그 해 아이들을 진급 시키고 휴직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1년의 휴직 생활이 지나고 복직을 하기 위해 한 건강검진에서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됩니다. 다시 1년의 휴직을 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운동과 식단을 하며 2025년을 살아가게 됩니다. 2025년은 건강한 내가 되기 위해 나 자신의 시간이었습니다.
암에 걸리고 나서 죽음이라는 공포감을 느끼고 나니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던 나를 떠올리며 나의 경험과 성장 과정들을 통해 위로받는 누군가가 있길 바라며 글을 씁니다.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시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쓰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아픈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또 현재 아파서 치료를 받는 누군가에게 똑같은 문제는 아니지만, 모두가 겪는 삶의 굴곡을 나만의 달란트로 승화시키는 통찰을 선물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가장 치열하고도 소중한 여정에 동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